제주맥주, 수제맥주 최초 코스닥 상장국내 수제맥주 산업 빠르게 성장지속 성장 여부에는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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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세를 타고 제주맥주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수제맥주 업계 첫 상장이다. 제주맥주는 이런 흐름을 이어가며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자신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제 막 커지고 있는 수제맥주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해 성장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 3월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했다. ‘국내 수제맥주 1위 업체’를 넘어 ‘국내 4대 맥주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맥주는 이른바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으로 상장할 계획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라도 성장성과 사업 확장성 등을 고려해 코스닥에 입성하게 해주는 제도다. 

    제주맥주의 경우 아직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가 수제맥주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연 매출 약 320억원으로 전년(130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해 이 같은 요건을 충족했다. 영업손실의 경우 지난 2019년까지 지속해 늘다가 지난해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수제맥주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기록하며 시장 1위에 올랐다.

    제주맥주 측은 “상장 이후 한국 맥주 시장 게임 체인저로 장기간 고착된 생태계를 바꾸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한국 맥주의 우수함을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맥주의 상장은 국내 수제맥주 산업이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 규모를 돌파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00억 원가량이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1180억 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편의점에서 수제맥주 판매량은 GS25 445%, CU 498.4%, 세븐일레븐 550.6%, 이마트24 210% 등 일제히 폭증했다. 특히 수제맥주 업체와 편의점이 손잡고 만든 ‘곰표 맥주’(CU), ‘유동골뱅이 맥주’(세븐일레븐)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제맥주의 인기가 앞으로도 지속해 성장세를 이어갈지 여부에 대해서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제맥주가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3%를 밑돌고 있으며, 가정시장의 경우 트렌드에 따라 인기가 들쭉날쭉한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한다.

    실제로 수년 전 가정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수입맥주의 경우 최근 들어서는 눈에 띄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업계는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유흥 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제맥주 시장이 현재 가정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하고 있지만, 유흥 시장 수요를 잡지 못하는 이상 한계점에 봉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국산 수제맥주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판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주류 온라인 판매는 전통주만 가능하다. 전통주 진흥 차원에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듯 수제맥주도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업계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맥주 업체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유행하는 맥주 제품들은 반짝 인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으로 맥주 시장이 성장하려면 잠시의 인기가 아닌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스테디셀러’ 제품이 필요하다. 어떤 업체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