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상철 사장,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이사회에서 활동 예정조항목 신임 대표 체제에 ‘옥상옥’… 새로운 경영에 부담 커져NS홈쇼핑, 하림그룹 캐시카우 역할… 경쟁력 하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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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NS홈쇼핑의 대표이사 체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도상철 NS홈쇼핑 사장이 공동대표에서 물러났지만 이사회에 남아 여전히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 조항목 NS홈쇼핑 부사장 체제에 힘이 빠지게 되리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지붕 위에 또 지붕을 얹는 그야말로 ‘옥상옥(屋上屋)’이다.2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도상철 사장은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공동대표에서 사임한 이후에도 등기임원으로 남아 이사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대표이사에 물러난 인사가 회사를 떠나는 일반적인 다른 기업의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현재 NS홈쇼핑의 사내이사는 도성철 사장, 조항목 부사장을 비롯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등 3인으로 구성 돼 있다. 도 사장은 지금까지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맡아왔다.이로 인해 조 부사장은 단독대표 체제 전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 사장의 영향을 받게 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사회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도 사장은 NS홈쇼핑 출범 초기부터 활동했던 인사로 2007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4년간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인사다. 1946년생인 그는 1960년생인 조 부사장보다 까마득한 선배다.이런 상황에서 조 부사장이 전임 대표이사의 기존 도 사장의 경영전략을 뒤집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적지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문제는 수년간 꾸준히 NS홈쇼핑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돼 왔다는 점이다.NS홈쇼핑의 첫 사업보고서가 공개된 2014년 연결 기준 매출은 3925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5391억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16억원에서 294억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 23.3%에서 지난해 5.4% 수준으로 추락했다.부채도 크게 늘어나는 중이다. 2014년 54.0%에 그쳤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174.5%로 상승했다. 여기에는 송출수수료 상승 등 대외적인 변수도 적지 않았지만 NS홈쇼핑의 과도한 계열사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NS홈쇼핑은 그동안 하림그룹 내 캐시카우로 꼽히면서 그룹사의 자금동원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여온 종합식품단지 ‘하림푸드 콤플렉스’나 서울 양재동 첨단물류 부지를 NS홈쇼핑 자회사인 하림산업이 맡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서 수천억원이 동원됐지만 현재까지 성과를 내는 사업은 거의 없다.NS홈쇼핑은 지난 19일에도 하림산업에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자금조달을 위해서 1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의사결정은 도 사장 체제 하에서 이뤄진 것이다.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NS홈쇼핑의 경우 홈쇼핑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보다는 다소 엉뚱한 그룹의 사업에 투자하면서 빅4와의 격차가 더욱 커졌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위한 투자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NS홈쇼핑은 거의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중”이라고 말했다.이런 흐름을 조 부사장이 뒤집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교롭게도 경쟁사인 GS홈쇼핑은 올해 GS리테일과 합병을 앞두고 있고, CJ오쇼핑은 자체브랜드를 늘리는 동시에 대규모 디지털 인력을 채용하며 IT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황. 롯데홈쇼핑도 100억원대 쇼핑지원금을 제공하는 5000억원대 초대형 쇼핑 행사를 정례화하며 소비자 유입을 강화하고 있다.NS홈쇼핑이 새로운 대표 체제에서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