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발표 막바지, 어닝 서프 기대감재닛 옐런 美재무장관 금리인상 발언에 시장 우려 커져 인플레이션 국면 유리한 경기민감주 강세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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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금리인상 언급 발언으로 다시금 조기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에도 코스피는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에 따른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당분간 박스권 등락을 반복할 전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57% 상승한 3197.2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2.09% 내린 978.30을 기록했다. 지난 3일 코스피200·코스닥150에 대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되면서 중소형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금주 증권가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3110~3250선이다. NH투자증권 3110∼3230, 한국투자증권 3140~3240, 케이프투자증권 3130~3250 등을 제시했다.

    1분기 실적 발표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기업 호실적은 주가 상승을 견인할 요인이다. 코스피 실적을 발표한 106개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75%, 종목 수 기준으로 68% 기업이 예상치를 상회했다. 또 1분기 어닝시즌 호조에 유틸리티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이익이 상향조정됨에 따라 코스피 합산 이익 추정치는 지난주 대비 11.4% 올랐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익 예상치는 지난 3월 대비 7.8% 상향됐는데 실적 전망 상향에 따른 코스피 기업 가치평가 부담 완화와 국내 수출 증가 등이 지수 상승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4일 미국 경기 회복세가 가팔라지면서 경기의 과열이 우려된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어 6일 연준이 내놓은 금융 안정성 보고서에선 "일부 자산은 역사적 기준과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태"라며 "일부 자산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버블이 꺼지면 금융시스템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테이퍼링 논의 시작 시점이 빨라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그룹의 브라이언 콜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여름을 기점으로 연준이 본격적인 긴축 논의를 시작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2일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발표와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발언, 14일에는 미국 미국 소매 판매 발표가 예정돼 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경기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특히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전 연준 의장이었다는 점에서 연준의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지난 3일 테이퍼링 논의 시기를 일축한 바 있어 시각에 변화가 생겼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4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옐런 재무 장관의 금리인상 발언으로 성장업종이 약세를 이어갔는데 이번 고용 쇼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는 성장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인플레이션 국면에 유리한 경기민감주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유행 후 주요국 재정 지출이 인프라 투자와 같은 제조업에 집중되면서 원자재와 중간재 역할을 하는 경기민감주에 대한 이익 전망이 가파르고 상향되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 긴축 현실화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 이상 인플레이션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면서 "산업재(기계·조선·운송)와 소재(철강), 금융(은행)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비용 상승, 기대인플레와 금리 상승의 수혜를 받는 업종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