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1분기 영업익 1조 넘어서AI, IPTV, 인터넷 등 신사업 효과5G 설비투자액 감소, 28㎓ 기지국 구축 지연 논란은 숙제
  •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올해 1분기 '탈(脫)통신' 전략에 힘입어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내며 최대 실적을 거뒀다. 우수한 성적표 이면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미흡'이라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 1086억원에 달했다. 이통 3사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매출이 4조 7805억원, 영업이익은 3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29% 증가했다. 이는 '뉴 ICT' 사업 기조에 따라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영업이익이 60% 이상 성장했기 때문이다.

    사업별로 보면 '뉴 ICT' 관련 매출은 1조 521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6.7% 늘었고, 영업이익은 1034억원으로 64.1% 증가했다. 뉴 ICT 핵심 사업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8%에 달한다. 특히 미디어 사업은 IPTV 사업 성장과 티브로드 합병 효과 등으로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17.6% 증가한 9670억원, 영업이익은 98.9% 늘어난 754억원을 기록했다.

    KT의 1분기 매출도 6조 29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44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4% 증가하면서 2017년 2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의 전략이 주효하면서 AI·DX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금융·게임 등 주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고객사의 수요 증가와 지난해 11월 개설한 용산IDC가 관련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또한 콘텐츠 그룹사 매출은 12.2% 성장했으며, 전체 기업간거래(B2B) 사업 매출도 2.3% 증가했다.

    LG유플러스 역시 1분기 매출 3조 4168억원, 영업이익 2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25.4% 증가했다. IPTV·초고속인터넷 등 스마트홈 신사업부문의 견조한 성장이 좋은 실적을 이끌었다.

    스마트홈 사업 부문 매출은 5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늘었으며, IPTV 매출은 30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0% 늘었다. 초고속인터넷 수익도 22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확대됐고, 기업인프라 부문 매출은 341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 증가했다. 

    5G 이동통신 가입자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은 가입자 674만명, KT는 440만명으로, LG유플러스는 334만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이통 3사가 신사업에 치중한 나머지 5G 장비 투자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진짜 5G(5세대 이동통신)'라 불리는 28㎓ 대역 5G 기지국 구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통 3사는 올해까지 28㎓ 5G 기지국 4만 5215개를 구축하기로 약속했지만, 올해 3월 말까지 구축을 완료한 기지국수는 91개에 불과하다. 이통 3사는 28㎓ 5G 서비스가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난해 4분기 주파수이용권(LG유플러스 1942억원, KT 1909억원, SK텔레콤 1860억원)에 대한 손상차손으로 잡았다. 

    1분기 설비투자액(CAPEX)도 LG유플러스를 제외하고는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은 3066억원에서 1650억원으로, KT는 4069억원에서 2849억원으로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3800억원을 설비투자에 배정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통 3사가 28㎓ 주파수 할당비 등 투자비를 내세우며 고가의 5G 요금을 인가 받아놓고, 정작 투자는 신사업에만 몰빵한 꼴"이라며 "5G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