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과 신사업으로 수익성 개선 노리는 이통3사콘텐츠 사업 기반 다지고 있는 네이버·카카오와 충돌 불가피최대 격전지 OTT가 될 가능성↑
  • 국내 이동통신3사가 탈통신·신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콘텐츠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콘텐츠 사업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네이버·카카오와 정면 대결이 예상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콘텐츠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한다. 구현모 KT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 말까지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KT 콘텐츠 사업의 핵심은 지난 1월 출범한 콘텐츠 제작 전문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전문 기업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KT가 보유한 1300만 고객의 미디어 시청 빅데이터가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는 ▲감독, 작가, 출연진 등의 기본 정보 ▲장면 분석 정보를 결합한 콘텐츠 데이터 ▲초 단위의 콘텐츠 시청 집중도와 유지율 ▲콘텐츠 이용 패턴(실시간 방송 유입 및 이탈, TV UI 이용 로그) 등을 반영한다.

    일반적인 실시간 방송 시청률 샘플링 데이터의 약 3000배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다. 흥행 예측 모델을 도출하고 콘텐츠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유통 경로를 설계하는 데 적용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5G 콘텐츠 연합체 ‘XR얼라이언스’ 출범으로 콘텐츠 사업 확장에 나섰다. LG유플러스가 의장사를 맡고 있는 XR얼라이언스에는 버라이즌, 퀄컴, 벨 캐나다, KDDI, 차이나텔레콤 등이 소속돼 있다.

    XR얼라이언스는 국제 우주정거장(ISS)을 배경으로 하는 프로젝트 'Space Explorers: The ISS Experience'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촬영 중이며, 세계 유명 공연, 동화, 애니메이션 영역에서 차기 콘텐츠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체 콘텐츠의 파급력이 약하고 넷플릭스 의존도가 높은 LG유플러스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체 앱을 활용한 콘텐츠 확보도 적극적이다. VR콘텐츠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U+VR앱을 통해 제공하는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며, U+프로야구, U+골프, U+아이돌라이브 등의 OTT 서비스로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한다.

    SK텔레콤은 OTT ‘웨이브’를 통해 콘텐츠 사업을 확장한다. 웨이브의 대주주인 SK텔레콤은 26일 이사회를 통해 웨이브에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지난해까지 약 700억원을 투자해 ‘앨리스’, ‘SF8’, ‘좀비탐정’, ‘조선로코-녹두전’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올해 역시 800억원 이상의 투자로 ‘모범택시’, ‘보쌈-운명을 훔치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강력한 IP를 앞세운 글로벌 OTT에 맞서 토종 OTT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웨이브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국내외 미디어 기업과 파트너십도 논의 중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승웅 연구원은 “이통3사는 이미 콘텐츠와 결합된 5G 요금제를 출시해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의 추가 상승을 도모하고 있다”며 “킬러콘텐츠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이통3사의 이 같은 사업 확장은 자연스럽게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카카오와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공격적인 파트너십으로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CJ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CJ 그룹 계열사인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과 각각 1500억원의 상호 지분을 교환했다. 또한 이번 달에는 CJ ENM의 OTT 티빙과 손을 잡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결합상품을 출시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제휴사 서비스가 추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자회사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TV와 OTT 플랫폼을 아우르는 롱폼(long-from)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초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했다. 음악·영상·디지털 등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한 M컴퍼니와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IP와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한 페이지 컴퍼니 체제로 전 콘텐츠 장르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이통3사가 네이버·카카오에 비해 한발 늦게 합류했지만, 차별화된 전략과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화투자증권 지인해 연구원은 “2014-2015년은 화장품 신사업, 2017-2018년은 제약·바이오 신사업에 누구나 진출했다. 이제는 누구나(통신사, 플랫폼 등) 콘텐츠 관련 신사업을 발표하는 추세”라며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 제작사도 장기 콘텐츠 공급 계약을 제안받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 시장의 지속성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