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보다 0.7%p 올려… "수출 중심 완만 회복""대면서비스업 불확실성↑… 백신 보급 속도가 관건"물가상승률 0.7%→1.7%… 민간소비 2.5% 증가 그쳐韓경제 내년 3.0% 성장 전망… "기존 성장경로 하회"
  • ▲ 경제 성장.ⓒ연합뉴스
    ▲ 경제 성장.ⓒ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 경제가 3.8% 성장할 거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치(3.1%)보다 0.7%포인트(p) 올려잡았다. 그러나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4%를 밑도는 수준이다.

    KDI는 13일 발표한 KDI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보다 0.7%p 상향 조정했다. 이는 앞선 국제통화기금(IMF) 3.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 아시아개발은행(ADB) 3.5% 등 주요 국제기관의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중순께 전망한 4%보다는 낮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470조8000억원(잠정)으로, 전분기 대비 1.6% 늘어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4분기(468조8000억원) 실적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나온 전망치는 한국금융연구원 4.1%, JP모건 4.7% 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우리 경제가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KDI가 우리 경제 성장률을 다소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침체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다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경제 회복은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부문별로 경기 충격과 회복 속도가 불균등한 가운데 대면 서비스업 경기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금 더 빠르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될 수 있다면 3.8%보다 더 높은 숫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취임 4주년 특별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 취임 4주년 특별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부문별로 살펴보면 소비자물가는 올해 1.7% 상승할 거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0.7%)보다 1.0%p 올려잡았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을 반영한 탓이다. 지난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연평균 42.25달러였으나 올 들어 60달러대로 50% 가까이 뛰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7%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전망(2.4%)보다 0.1%p 오른 수준에 불과하다. KDI는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라며 "2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 수 있지만, 미약한 내수 회복세를 고려할 때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8.6%로 종전(3.1%)보다 5.5%p나 상향 조정됐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호조를 보인 수출이 세계 경제 회복 흐름을 탈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829억 달러(94조원) 흑자가 예상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8.5%, 1.4% 증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취업자 수는 연간 19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4.1%로 예상했다. '고용 없는 성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일자리가 1년 전보다 65만2000명(2.5%)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등이 영향을 끼쳤다.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 일자리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30대는 9만8000명, 40대는 1만2000명 각각 감소했다. 20대 실업률은 1년 새 0.9%p, 30대는 3.6%p 각각 올랐다.

    KDI는 내년 성장률은 3.0%로 전망했다. 앞서 IMF는 내년 한국 경제가 2.8% 성장할 거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2.9%)보다 0.1%p 낮춰잡았다. KDI는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기존 성장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KDI는 내년에는 민간소비가 회복할 거로 봤다. 코로나19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부진했던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33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1.1%로 축소될 거로 예상했다. 국제유가가 50달러대 중후반으로 안정될 것을 전제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