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증권사 당기순익 2조7688억…5대 은행의 95%증시 활황속 작년 1633억원에서 올해 16배 급증순익 지속 주식시장 의존 한계…수익 다각화 이뤄야
  • 올해 1분기 상위 20개 증권사의 순이익 합이 5대 은행에 육박했다.

    은행권과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던 증권업계 실적이 뛴 결정적 이유는 증시 호황으로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2조7688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순이익 총합은 2조9261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 순이익이 은행에 육박한 수준(94.6%)까지 올라왔다.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1분기 이들 증권사의 순이익은 1633억원에 그쳐 당시 은행과 비교하면 10% 미만 수준이었다.

    반면 불과 1년 만에 증권사 순익이 약 16배 급등했다.

    주요 증권사 순이익의 급격한 증가세는 주식시장 붐이 일었던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4∼6월 증권사는 1조85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5개 은행(2조2084억원)의 80%를 넘어섰고, 3분기에는 2조원을 돌파하며 은행의 83%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지난해 4분기에는 충당금 부담이 잇따랐던 은행을 분기기준으로 처음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와 달리 주요 은행과 증권 모두 실적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변수 없이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같은 증권업계의 선전은 증시 호황과 흐름을 같이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만 1년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4조6000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18조4천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막강한 힘으로 코스피 지수도 현재 3000선을 넘으며 1년 전에 비해 100% 상승까지 넘보고 있다.

    거래대금 증가는 해외주식투자까지 가세했고, IPO 시장까지도 주기적으로 대어 기업이 나타나 수십조원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증권사에 돈이 활발히 돌고 있다.

    다만 이같은 은행과 증권의 실적비교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은행권의 순익은 견조하게 유지되는 반면 시장의 호황으로 끌어올린 증권업계의 실적은 시장이 급락하면 언제든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과거부터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거치며 한파를 경험한 만큼 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을 수년간 모색하고 있다"며 "자산관리나 대체투자와 같은 IB로 비중을 더욱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