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美 16조 투자… 안정적 수요 확보배터리 최적화 요구에 협력 필수적日 파나소닉, 글로벌 1위 지위 휘청美 시장 발판 글로벌 시장 지위 확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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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미국 완성차 업계의 협력 구도로 중국, 일본과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문재인 대통령 방미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해 16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미국 완성차 1위와 2위 업체와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독자적으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완성차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드와 손을 잡았다. 

    6조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oint Venture, JV)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하기로 한 것.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202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연간 약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향후에도 생산 확대 여부를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GM과 협력에 이어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합작 제1공장을 건설 중이며, 테네시주에 2공장도 건립할 예정이다. 1·2 공장은 각각 35GWh 규모로 2024년까지 총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75GWh 규모의 독자 생산 능력도 갖출 계획이다. 

    이 같은 협력은 완성차 업체의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확보에 일조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배터리 내재화는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특정 전기차를 위해서는 최적화된 배터리 제품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어 향후 협력은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배터리 업계 입장에서는 일본과 중국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상황인 만큼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당장 민감한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테슬라의 파트너인 파나소닉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와 한국에 추격을 당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국내 기업간 협력이 자국의 배터리 산업의 위기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일본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과 한국에 기존 거래선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파나소닉을 제외하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닛산자동차와 제휴한 일본전기주식회사(NEC)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일본 전지업체 GS유아사도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배터리 합작사업을 접었다. 이와 함께 그간 글로벌 배터리 1위 자리를 지켰던 파나소닉도 테슬라의 공급 다변화 정책으로 중국과 국내 업체에 자리를 내주며 위태로운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 1분기 기준 대표적인 배터리기업 CATL을 통해 1위를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 기업 우선주의 정책에 힘입은 효과가 크다.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국내 기업에 비해 점유율이 크게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중국을 제외한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7.9GWh로 82.4% 급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10%의 점유율로 3위를, SK이노베이션은 9.6%로 5위를 기록했다. CATL은 9.9% 기록해 4위에 랭크됐다. 

    때문에 이번 협력은 경쟁사들의 추격을 뿌리치는 한편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경우 매년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한국산 배터리 수입은 전년대비 20.5%나 증가한 7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앞으로도 견조한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국내기업이 배터리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현지 생산에 투입되는 핵심 소재 및 장비 등의 수출이 늘어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조사 전문기관 마켓앤 마켓 날리지스(Markets and Markets Knowledges)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미국 리튬배터리 내수시장 규모는 약 60억 달러로 전체 북미시장 수요의 75%를 차지한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지고 전기차 및 소형 전자기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리튬배터리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미국 소형 전자기기산업 내 리튬배터리 수요 규모는 2020년 10억6100만 달러에서 2025년 20억1700만 달러로, 자동차산업 내 리튬배터리 수요 규모는 2020년 13억8800만 달러에서 2025년 27억9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2025년까지 미국 리튬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약 14.6%씩 성장해 11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