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사용료 25% 인상안 갈등 증폭CJ ENM "제값" vs 이통3사 "불공정"OTT, 태블릿 IPTV 공급 차별 논란도양사 갈등 장기화시 정부 중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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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동통신 3사와 CJ ENM 간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양측간 이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중재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가 운영하는 IPTV 3사(KT·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CJ ENM이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요구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CJ ENM은 IPTV 3사가 콘텐츠를 저평가하고 있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IPTV 3사는 CJ ENM이 프로그램 사용료를 전년 대비 25% 인상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IPTV가 CJ ENM 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제공하는 사용료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한데다가, 지난해 사용료도 전년 대비 13.4% 늘어난 3048억원을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IPTV 3사는 CJ ENM이 자사 OTT 서비스 '티빙'의 성장을 위해 유료방송 사업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동일한 콘텐츠에 대해서 티빙에는 유료방송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공급 정책에 차별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유료방송 사업자의 신규 서비스인 IPTV 단말기기에 콘텐츠 공급 불가를 통보했다는 점도 꼬집었다.

    IPTV 3사로 구성된 한국IPTV방송협회는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시청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선택권을 침해하는 비상식적 수준의 대가 인상 시도를 중단하고 합리적이고 타당한 수준의 협의에 나서라"고 비판했다.

    이에 CJ ENM은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이 시청 점유율 상승에 따른 채널 영향력과 제작비 상승에 따른 '콘텐츠 제값받기'라고 반박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IPTV 3사가 고객들에게 수취한 기본채널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가운데 16.7%만이 실시간채널 공급 대가로 전체 PP에게 배분되고 있다. 반면 국내의 음원, 웹툰, 극장 플랫폼 등이 고객들의 콘텐츠 이용료 가운데 약 50~70% 가량을 콘텐츠 제공사에 배분하고 있는 실정이다. 

    CJ ENM은 "일부 IPTV 사업자들이 넷플릭스 등 해외 OTT에게는 파격적으로 수익을 배분한다"며 "IPTV 3사가 콘텐츠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어 투자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CJ ENM은 IPTV와 모바일 IPTV가 별개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IPTV가 운영중인 OTT(KT 시즌, LG유플러스 모바일TV)는 단순한 모바일 IPTV가 아니라 OTT 서비스라는 점에서 별도의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태블릿 IPTV에 대한 콘텐츠 공급 문제에 있어서도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까지 난항을 예상하고 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나서서 중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지난해 7월 CJ ENM과 케이블업체 딜라이브도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안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양사는 수개월 동안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블랙아웃' 사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이에 과기정통부 분쟁중재위원회가 개입해 CJ ENM의 인상률을 채택, 인상된 사용료를 지급하라고 중재안을 냈다. 

    당시 분쟁중재위원회는 양사가 제안한 인상률안 중 보다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1개사의 제안을 다수결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CJ ENM 제안(4표)이 딜라이브의 제안(3표) 보다 1표 앞서면서 채택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와 CJ ENM 간 사용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합의를 위해 정부가 또 한 번 개입해 강제 조정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