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주도 디지털 환경 전환… 미래시장 선점 효과 DGB 임원회의 제페토서 열고… 신한 디지털플랫폼 개발 KB자산 '메타버스 경제펀드' 첫 출시…VR기업에 투자
  • ▲ 지난달 DGB금융지주는 제페토에서 경영진 회의를 열었다. ⓒDGB금융지주
    ▲ 지난달 DGB금융지주는 제페토에서 경영진 회의를 열었다. ⓒDGB금융지주
    메타버스 속 가상경제에 은행권의 탑승이 줄을 잇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데다 당장 상품 판매에 따른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MZ세대가 주도하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적극 나서 미래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DGB금융지주는 오는 21일 그룹 경영 현안 회의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진행한다. 제페토는 사용자 2억명이 넘는 가상세계의 메타버스 대표 플랫폼으로 꼽힌다. 지난달 초 경영진 회의에 이어 두번째다. DGB금융은 제페토내에 DGB금융지주 전용 맵을 제작해 가상회의장을 마련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MZ세대에 친숙한 메타버스에 그룹 관련 가상세계를 만들어 기업 이미지를 브랜딩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향후 메타버스내 가상은행을 운영해 새로운 고객 채널로 만들 것"이라 밝혔다. 

    메타버스는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오가며 가상 사무실에서 일하고 가상화폐로 소비를 즐길 수 있다. 

    실제 메타버스를 통한 '경험'의 힘은 막강하다. 블랙핑크가 제페토에서 연 사인회에는 4600만명이 몰렸다. 오프라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규모다. 

    메타버스에 금융권이 주목하는 것은 자체 경제시스템과 이같은 고객 경험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세계 내부서 경제시스템을 통해 가상화폐를 쓰고 디지털을 통한 생산과 노동 활동이 가능하다. 캐나다 토론토 도미니온(TD)은행은 최근 VIP고객이 투자상담을 요청하면 증강현실(AR)기기로 투자 핵심 포트폴리오 자료를 만들어 시각화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국내 금융사들도 메타버스의 관심과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판교에 디지털이노베이션 휠을 열었다. 그룹의 디지털혁신플랫폼 개발 조직인 TODP추진단의 공식 사무소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개소식에서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 역시 지난달 디지털R&D센터 직원들과 함께 메타버스 관련 발표를 듣고 디지털 기술의 금융권 활용 방안을 주문했다. 권 행장은 "디지털 혁신은 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라며 고객 중심의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메타버스 전용 금융상품도 처음으로 출시됐다. KB자산운용은 글로벌 주식시장에 상장된 메타버스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기 등을 제조하거나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콘텐츠 기업 등에 투자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에도 메타버스 금융 콘텐츠 개발 경쟁은 시작됐다"면서 "디지털 체험을 강화한 복합 점포 구축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