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카페 등 소상공인 타격 불가피‘오락가락’ 형평성 없는 방역 정책에 불만 목소리도“재난지원금으론 직원들 월급도 못 줘”
  • ▲ 서울의 한 식당. 손님이 없어 매장이 텅 비어 있다. ⓒ경남희 수습기자
    ▲ 서울의 한 식당. 손님이 없어 매장이 텅 비어 있다. ⓒ경남희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일 확진자수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정부가 9일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 격상이란 초강수를 둔 가운데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에서 오후 6시 이후부터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불가능해지면서 사실상 음식점이나 카페 등 자영업자들의 저녁 시간대 영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인근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A씨는 다음 주부터 저녁 영업을 아예 중단할 지 고민 중이다. A씨는 “2019년 11월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져 계속 빚만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으로는 월세도 못내는 형편인데 이번 4단계 격상에 따른 영업 제한은 도저히 버텨내기가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여의도 종합상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도 “당장 이달 말에 내야 하는 세금을 못 내 신용 대출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재난지원금으로는 직원 1명 월급도 못주는 판인데 정부는 생색내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같은 상가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C씨도 “가게 운영자금이 없어 제2금융권, 제3금융권까지 다 끌어 써서 대출도 나올 데가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6시 이후 2인 제한은 과도…업종별‧상황별 일관성 부재도 문제”

    코로나 대유행으로 영업 제한이 불가피했더라도 정부가 개별 상황이나 지역별로 보다 세분화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여의도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D씨는 “가게 매출 비율이 점심은 30%, 저녁은 70%인데 4단계 시행 후부터는 저녁 매상이 10%도 안 나올 것”이라며 “시간 제한에 인원까지 제한한 것은 그냥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E씨는 “인원 제한을 둔다고 코로나 확산세가 잡힐지 의문"이라며 "애꿎은 소상공인들만 잡을 게 아니라 실질적인 방역 시설 확충이나 감염자 추적 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종로 낙원동에서 아귀찜 가게를 운영하는 F씨는 "노상에 있는 무허가 포차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인데 그런 곳은 그냥 두고 정상적으로 영업신고를 한 상점들만 괴롭히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에 강력한 조치로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종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계사 인근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G씨는 “강하게 규제해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며 “당장 저녁 장사가 어렵더라도 빨리 코로나 상황이 끝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9일) 서울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발표하며 “이번 조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여러분께 어려움을 드리게 돼 송구스럽다”며 “피해를 온전히 회복시켜 드리기는 힘들겠지만 정부는 손실 보상법에 따라 향후 최선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