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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연구개발 분야 핵심역할을 담당한 임원들이 바이오벤처 설립을 통해 친정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바이오벤처는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제약사는 투자를 통한 직접적인 신약개발의 위험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같은 모델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꼽힌다.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을 지낸 남수연 대표가 창업주 장명호 대표가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9년 6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손을 잡았고, 올해 1분기에는 추가로 100억원을 더 투자하면서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주식 총 78만3030주(지분율 5.0%)를 보유하게 됐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에 대해 지난해 유한양행에 계약금 200억원을 포함한 최대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면역항암제 'GI-101'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2019년 중국 심시어(Simcere)에 계약금 600만달러를 포함해 최대 7억9600만달러(약 9000억원)로 기술이전했던 후보물질이다.
유한양행은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이하 아임뉴런)과는 중추신경계(CNS) 질환 분야에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아임뉴런은 2019년 성균관대 교수 2명과 유한양행 출신 김한주 대표이사가 공동 설립했다. 유한양행이 같은 해 6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면서 파트너 관계를 맺게 됐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아임뉴런으로부터 뇌질환 신약후보물질 3종의 기술을 도입해 개발 중이다.
아임뉴런은 '뇌혈관 장벽(BBB) 투과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3개의 뇌암, 뇌질환분야 프로그램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디톡스도 이와 같은 투자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신생 바이오 기업 상트네어 바이오사이언스에 항체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상트네어 바이오사이언스의 일정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상트네어 바이오사이언스는 메디톡스의 기존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20년간 메디톡스의 연구개발(R&D) 분야를 총괄했던 양기혁 전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최은식 전 메디톡스 수석연구원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담당하게 된다.
상트네어 바이오사이언스는 메디톡스에서 도입한 혁신 항체 기술을 바탕으로 초기 암부터 말기 암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차세대 항체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R&D 경험을 축적한 연구분야 임원들이 바이오벤처 설립을 통해 역량을 최대화 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다"며 "친정으로부터의 지분 투자 및 공동개발 등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성과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