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복합기업집단 6개사 지정카카오 제외됐지만… 내년 중 가능성 높아기존 보험업계 '견제', 카카오손보 행보 걸림돌"강력한 플랫폼 바탕, 기존 보험 시장 뒤흔들 수 있어"DIY형 미니보험 통해 기반 다진 후 '자동차·장기보험' 등 확대 나설 듯
  • 카카오의 보험 계열사 ‘카카오손해보험(이하 카카오손보)’이 내년 초 출범을 앞두고 있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서비스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종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 6개 기업집단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이란 여수신업‧금융투자업‧보험업 중 2개 이상의 금융업을 영위하는 기업집단 중 국내 금융회사의 자산 합계가 5조원 이상인 경우 지정된다. 비주력 금융업종 자산 합계가 5조원 미만이면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카카오는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이지만 카카오페이증권 등 비주력 금융업종의 자산 규모가 약 5000억원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금융위는 “향후 비주류업종의 자산규모가 증가하면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꾸준한 성장과 더불어 내년 초 카카오손보를 출범할 계획인 만큼 카카오가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보고와 공시의무가 강화되며,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기준을 마련해 주기적으로 금융당국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자본적정성 비율이 100% 미만이거나 평가 등급이 4등급 이하인 경우에는 경영개선계획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카카오는 아직 금융업 자산규모 미달로 규제에서 벗어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초 금융복합기업집단에 선정될 경우 규제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돼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보험업계의 견제 역시 카카오손보의 행보에 걸림돌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존 보험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만큼, 균형 있는 정부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대한 기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빅테크 플랫폼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의 경우 높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를 더 유리하게 대우하는 등 불공정 경쟁으로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금융정보 집중 현상으로 독과점에 따른 효율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과 온라인 금융상품의 소비자 보호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불안요소가 향후 카카오손보의 사업 전개에 있어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카카오는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혁신 서비스 경쟁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되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위 역시 카카오손보의 보험업 영위 예비허가 당시 “카카오손보가 디지털 기술 및 플랫폼과 연계한 보험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편익 증진 및 보험산업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특히 경쟁촉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일반손해보험 시장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손보는 카카오그룹이 보유한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연계한 보험서비스 등을 앞세워 보험산업의 혁신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테크인슈어런스 기반 보험의 새로운 트렌드와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손보는 사업 초기 DIY형 미니보험을 통해 기반을 다진 이후, 자동차 보험이나 장기 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미니보험의 수익성은 낮지만 카카오손보가 MZ세대의 성향에 적합한 DIY형 미니보험을 통해 시장 점유율과 함께 미래의 고객을 확보할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보험시장의 파이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카카오손보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가입 ▲플랫폼을 통한 간편 청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심사 등 전반적인 편의성 확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간소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보험시장의 혁신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손보가 플랫폼·간편청구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하면 중장기적으로 기존 보험사들에는 보험금 청구 증가, 청구 편의성에 따른 일부 고객의 이탈 등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간 소외됐던 일반보험 시장의 활성화, 혁신적 서비스의 출범에 대응하는 전통적 보험사들의 시스템 고도화와 보험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