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예금에 시중자금 몰려 이자 마진 증가 기준금리 인상 전후 대출금리 오르면 이익 더 커질 듯금융권, 코로나 1년 간 자금조달 비용 줄어 이자이익‘상승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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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5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이자이익이 반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여 간 생활자금·투자 등을 위한 대출은 많이 늘어난 반면 이자율이 낮은 예금까지 돈이 몰리면서 '예대마진(대출-예금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하나·우리·NH농협 금융그룹은 지난 상반기(1∼6월) 각 5조4천11억 원, 3조2천540억 원, 3조3천227억 원, 4조1천652억 원의 순이자 이익을 거둬들였다. 

    신한금융그룹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1분기 순이자이익(2조1천182억 원)을 고려하면 상반기 순이자 이익 규모는 두 배인 4조2천364억 원 정도로 예측된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상반기 5대 금융그룹의 순이자 이익만 20조3천794억 원 안팎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작년 상반기(18조4천282억 원)보다 10.6%나 많은 규모다. 

    ◆ 대출 급증·대출금리 상승→‘예대마진’ 개선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한 금융그룹의 이익 증가 배경은 ‘예대마진’ 개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 덕에 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를 줄 수 있는 예금(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에 돈이 넘쳐흐르면서 은행은 그만큼 대출에 사용할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용을 덜 들이는 대신 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통화 및 유통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평균 요구불예금 잔액은 374조2천654억 원으로, 작년 5월(294조9천777억 원)보다 27%나 늘었다.

    이에 따라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의 2분기 기준 저금리성(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은 각 53.6%, 41.3%, 47.0%, 49.0%로 지난해 2분기(46.9%, 37.3%, 43.0%, 45.5%)와 비교해 1년 새 3.5∼6.7%포인트(p) 커졌다.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의 2분기말 현재 원화대출 잔액은 모두 1천48조1천억 원으로, 작년 같은 시점의 967조 원보다 8.4% 불어났다.

    동시에 대출금리까지 지난 1년간 꾸준히 올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16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85∼3.90% 수준이다. 이는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지난해 7월 말의 1.99∼3.51%와 비교해 하단이 0.86%포인트나 높다.

    4대 은행의 16일 현재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연 2.49∼4.03)의 하단도 작년 7월 말(2.25∼3.96%)보다 0.24%포인트 올랐다.

    1년 동안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로 시장 금리가 계속 상승했고 가계대출 급증을 막기 위한 은행권의 우대금리 축소(금리 인상) 등 규제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의 NIM(순이자마진)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