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만명 넘게 예약했는데 현재 보유한 모더나·화이자 400만회분 수준사전예약자, 내달 초 맞을 백신 종류도 몰라… 깜깜이 접종계획 당국, 개별 안내 예정… 대규모 접종인데 주 단위 공급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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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26일)부터 50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대규모 1차 접종이 시작됐다. 앞서 사전예약 시스템 먹통 사태가 이어졌고 수급 문제도 발생하는 등 난항을 겪었고 이제야 접종률을 올리기 위한 3분기 접종에 돌입하는 것이다. 

    4차 대유행이 지속되는 상황 속 접종 레이스에 다시 돌입하지만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백신 계획이 수립되다 보니 국민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장 본인이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수급 일정이 꼬이면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6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만 55∼59세는 본인이 예약한 예방접종센터나 위탁의료기관에서 백신을 접종한다.

    이번 주(7.26∼31)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접종자는 화이자 백신, 그 외의 지역에서는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다만 모더나 백신만 공급받기로 계약된 수도권 위탁의료기관 251곳에서는 예외적으로 모더나 백신을 사용한다. 

    그러나 내달 초 50대 접종자가 맞을 백신의 종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당국은 “백신 공급 일정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50대 예약자가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는 주 단위로 개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mRNA 백신이라고는 하지만 백신 선택권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깜깜이’ 접종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정부를 향한 국민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수도권 거주 50대 접종예정자 A씨는 “애초에 질병청이 50대는 모더나를 접종한다고 했고 지난주에 모더나가 델타 변이에도 효과적이라는 발표를 했는데, 결국 선택지 없이 화이자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50대 접종예정자 B씨는 “내가 맞아야 할 백신이 화이자인지, 모더나인지 알 길이 없다”며 “당국의 개별 안내만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 먹통 사태에도 50대 84% 예약… 물량은 ‘불충분’ 

    4차 대유행이 전국을 덮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백신 접종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대다수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 시스템 먹통 사태 속에서도 사전예약을 하기 위해 50대가 밤을 지새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집계자료를 보면, 지난 12일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 50대 예방접종 대상자 734만7256명 중 617만2063명이 예약을 완료했다. 만 55~59세는 354만222명이, 50~54세 380만7034명이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50대 전체 예약률은 84%다.

    그렇다면 최소한 617만2063회 이상의 모더나, 화이자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25일 0시 기준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각각 108만2500회분, 291만4000회분으로 400만회분에도 못 미친다. 

    그간 모더나 물량 수급이 더뎌 계획이 수시로 바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안정적으로 접종이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정부는 주 단위 공급물량에 대해서는 비공개 원칙을 강조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앞서 정은경 질병청장은 “국내에 공급될 모더나 백신은 50대 전체를 2차까지 맞춰도 되는 물량”이라고 확신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화이자를 동시에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모더나, 화이자가 동시에 투입되면서 당국은 화이자의 1, 2차 접종간격을 3주에서 4주로 조정하는 결정도 급하게 내렸다. 

    화이자 1주 간격 조정은 중화항체 형성에 있어 방해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진단이지만, 애초의 계획에서 수시로 틀어지는 것 자체가 국민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