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이동, 반년새 증권 ISA 가입자 80만명 급증중개형 ISA에 관심, 금융사 가입자유치 이벤트 경쟁 치열인당 평균 투자액 433만원 불과, 노후대비 수단으로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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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저금리 시대에 국민의 재산을 안정적으로 증식시키기 위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제도개선을 통해 환골탈태에 나섰다.외면받던 정책상품이 아닌 국민의 자산관리 주요 수단으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은행 중심에서 벗어나 증권 비중이 높아지며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는 것.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증권사·보험사의 전체 ISA 가입자는 194만5000여명으로 이 중 증권사의 ISA 가입자는 95만400명(48.5%)에 달했다. 은행권 가입자(99만4919명, 51.1%)와는 불과 4만여명 차이났다.지난해 12월까지만해도 전체 ISA 가입자 중 증권사를 통한 가입이 8%(15만5562명)에 불과해 은행(92%, 178만3066명)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그러나 반년 사이 은행 ISA 가입자들이 증권사로 갈아타면서 증권 가입자가 80만명 가까이 급증했다.지난 2월부터 증권사 ISA를 통해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가 출시된 영향이다.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통장으로, 2016년 첫 출시 이후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에는 투자할 수 있지만, 주식에는 투자할 수는 없는 '일임형'과 '신탁형' 밖에 없었다.출시 당시 ‘만능 통장’, ‘국민 재테크 통장’이라는 수식어가 나왔지만 직접 주식투자 불가와 납입한도 이월 불가 등 여러 제약으로 흥행에 실패했다.그러나 지난 2월 '중개형 ISA' 출시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은행 가입자 중 상당수가 증권사로 이동한 것이다.중개형 ISA는 가입자가 직접 상장주식에 투자가 가능하고, ISA 계좌 내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이밖에도 소득여부와 무관하게 19세 이상이면 계좌를 만들 수 있고, 의무가입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축소됐다. 또 1억원이라는 총 납입한도 내에서 2000만원의 연간한도 중 사용하지 않은 잔여금액은 이연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가입 첫해 500만원만 납입했다면 이듬 해에 35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이번 제도 개선으로 중개형 ISA에 투자금이 쏠리는 머니무브가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증권사들도 '중개형 ISA' 출시 이후 타사의 ISA 계좌를 이전하는 경우 수수료 면제 등의 각종 이벤트를 펼치며 적극적으로 은행 가입자 끌어오기에 힘쓰고 있다.그러나 1인당 투자금액(2021년 6월 기준)은 평균 433만으로 총한도 1억원은 커녕, 연간 납입한도인 2000만원에도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금융사 이벤트를 통해 가입했지만 실질적인 자산형성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ISA가 출시 의도에 맞게 국민들의 장기적 자산관리 수단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금융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금융권 관계자는 “ISA 가입자격 제한이 없어진 것을 계기로 주부나 은퇴자 등의 고객층도 새로운 타겟으로 삼고 확대해야 한다”며 “기존고객의 ISA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상품과 운용정보를 제공하거나 운용 수익률을 개선하는 고객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또 ISA 만기 시 연금계좌로 이체할 경우 최대 3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관계자는 “ISA에서 적립식으로 3~5년간 자금을 운용한 후 만기된 자금은 IRP(개인형 퇴직연금) 등 개인연금으로 이체하고 새로운 ISA 계좌를 만들어 또다시 적립하는 방식으로 세금혜택을 얻으면서 노후자금을 축적할 수 있다”며 “금융사들은 ISA를 자산관리 사업과 연계해 국민의 안정적 노후 준비를 돕는 등 사회적인 책무수행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