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NM 커머스 부문, 2Q 매출·영업이익 동반 하락4월 CJ온스타일 론칭에도 취급고 감소… 디지털 매출 기대 못 미쳐허민호 대표 창립기념사에서 "실패라는 오물통에 빠졌다"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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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상반기를 거치며 현재 ‘실패’라는 오물통에 빠졌습니다."허민호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이사가 지난달 창립기념일에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의 일부다. 당시 홈쇼핑 업계에서는 허 대표가 창립기념일에 자사를 ‘오물통’에 비유하는 이례적인 분노를 쏟아낸 것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다.'오물통'을 언급할 만큼 분노의 배경에는 CJ 커머스 부문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5일 CJ ENM 2분기 실적발표에서 커머스 부문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CJ ENM의 미디어부문과 영화부문, 음악부문 등의 성장 속에서 커머스부문만 나홀로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며 허 대표의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CJ온스타일이라는 신규 브랜드 론칭에도 불구하고, 허민호 대표의 질책처럼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6일 CJ ENM에 따르면 커머스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고 취급고는 9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2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며 백화점 등 오프라인 소비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지만 이를 감안해도 충격은 적지 않다. CJ ENM 커머스 부문은 지난 4월 CJ온스타일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기존 CJ오쇼핑과 CJ몰을 통합하는 등 과감한 변신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허 대표는 모바일 취급고를 매년 15% 이상 성장시켜 2023년까지 3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2분기만 보면 CJ온스타일의 디지털 취급고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2% 신장에 불과했다. 반면 TV홈쇼핑 취급고는 전년 대비 8.6% 감소한 4162억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한 상황. -
CJ온스타일의 론칭 첫 분기 실적이 흥행은 커녕 예년만한 실적도 내지 못한 것이다. 신규 브랜드 출범 이후 초기 매출이 흥행을 좌우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부진이다. CJ ENM 커머스부문은 2분기 CJ온스타일 론칭에 따른 일회성 판관비로 40억원 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결국 허 대표가 지난달 초 창립기념일에 ‘오물통에 빠졌다’며 분노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그는 당시 “특정 부문이나 부진 카테고리만이 아니라 전사가 함께, 그것도 우리 스스로 자진해서 (오물통에) 뛰어들었다”며 “이젠 우리가 ‘실패’를 묻히지 않고 ‘성공’을 건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얼굴까지 오물이 튈 정도로 더 빨리, 더 많이 움직여서 ‘니치마켓과 성공 방정식’을 건져 나오는 길만이 오물통을 탈출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꼬집었다.허 대표의 이런 발언은 CJ온스타일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일정부분 실패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절박함으로 풀이된다. 허 대표가 체감하는 CJ온스타일의 부진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이야기다.물론 이를 만회하기 위한 CJ온스타일의 하반기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질 예정이다.CJ ENM 커머스부문은 하반기 35~54세 고객에 집중해 라이브 커머스 및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포트폴리오 확장을 미국 대통령의 수트로 불리는 브룩스 브라더스와 프리미엄 여성 브랜드 센존 등의 글로벌 인기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는 등 패션사업 취급고 연간 1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이런 전략이 CJ온스타일이 ‘오물통’에서 벗어날 기회가 될지는 미지수다. 라이브커머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이커머스 시장 역시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의 선두 업체의 투자경쟁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올해 하반기 실적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허 대표에게 있어서는 거취를 좌우하는 성적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CJ온스타일을 ‘오물통’에서 건져낼지는 하반기 CJ ENM 커머스 부문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