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지분가치 상승·지배구조 개선 '1석 3조'내달 현대중공업 상장… 시가총액 5조 전망정기선 존재감 부각… 그룹 IPO, 신사업 주도
  •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이 상장 러시를 이루고 있다.

    내달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현대오일뱅크, 현대삼호중공업, 현대글로벌비스가 순차적으로  IPO에 나선다.

    '조' 단위의 신규 확보 자금은 수소·암모니아 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등 친환경 기술 개발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 친환경 에너지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IPO는 미래 사업 방향 제시와 투자를 집행하는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친환경 신사업 발굴에 주력해왔다.

    시장에선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새로운 투자에 나설 수 있고, 지분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효과도 더해져 '1석 3조'라는 분석이다.

    스타트는 세계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이 끊는다. 공모 자금은 최대 1조8000억원이며, 시가총액은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친환경 신사업 투자를 통해  글로벌 초격차를 더욱 벌릴 예정이다.

    내달 2~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최종 확정한 후 9월 내 상장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도 기대주다.  지난 11~12일 적격 후보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몸값은 8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친환경 화학과 소재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2012년, 2017년 두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완주하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때 보다 강하다.

    삼호중공업과 정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선박 AS업체 글로벌서비스도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IPO 공식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내년 초로 점쳐진다. 

    삼호중공업은 2017년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프리IPO투자로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5년 이내 상장을 약속했다.

    글로벌서비스가 상장에 성공하면 정기선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수소 신사업'에 더 속력을 낼 수 있다. 글로벌서비스는 정 부사장이 설립부터 경영까지 책임진 첫 계열사다.  

    최근 '스마트십 솔루션' '선박 생애주기 솔루션' 등 AI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0억원대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1조90억원으로 출범 4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미래위원회는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30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출범한 조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 내 신사업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상장을 통해 자금이 확보될 경우 그룹 내 그의 위상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사업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이후 사장으로 승진해 승계 작업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