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스파크 발생 시 점검 필수연통 외관과 배관 누수 살펴야자가조치 후 필요에 따라 A/S
  • ▲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동파로 고장난 보일러를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동파로 고장난 보일러를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해가 저물어갈 무렵 찾아온 세밑 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부쩍 추워진 날씨로 보일러 사용량 증가와 고장 접수도 끊이지 않아 겨울철 보일러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간 가정용 보일러로 인해 497건의 화재와 2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화재는 11월부터 1월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며 주요 원인으로는 전기접촉 불량 등 전기적 요인이 42%, 보일러 과열·노후 등 기계적 요인이 39%,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8%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보일러 작동 시 불꽃이 튀거나 연기,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면 즉시 작동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설정온도보다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보일러 표시등이 깜박이지만 전원이 켜지지 않는 경우, 가동 시 소음이나 냄새가 나는 경우에도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 보일러사는 겨울철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보일러 관리법을 홈페이지 등에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먼저 겨울철 안전 관리법 중 공통으로 언급되는 부분은 연통 확인이다. 보일러 작동 전 연통을 꼼꼼히 살펴 찌그러짐이나 먼지, 이물질이 끼어있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연통을 직접 흔들어 보며 심하게 흔들리거나 빠지진 않았는지 보일러와 연결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될 가능성에 대비해 보일러실 환기구는 유해가스가 잘 배출될 수 있도록 항상 열어 두고 실내에는 일산화탄소 누출 경보기를 설치해야 한다.

    실제로 경동나비엔 홈페이지에 고객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인 풍압이상 현상은 연통의 급·배기 상태 이상으로 발생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통을 확인하면 겨울철 한파로 인해 연통에 고드름이 잔뜩 맺혔거나 연통이 찌그러지고 이물질로 막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검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의뢰해 즉시 교체 또는 수리해야 한다. 특히 배기통을 교체할 때는 내열∙내식성이 있는 제품으로 한국가스안전공사 또는 공인시험기관의 성능인증을 받은 것인지 확인해야 부실 자재로 인한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겨울마다 보일러 누수 여부 또한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일러에 누수가 발생하면 에너지 효율이 저하되고 배관에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보일러 배관은 대부분 바닥에 매립되지만, 보일러 본체에서 밸브로 이어지는 부위, 배관 연결 부위 등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안전한 보일러 사용을 위해 보일러 설치 장소를 점검해야 한다. 보일러는 기본적으로 전용 보일러실에 설치해야 하며 평소 단열과 환기가 잘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특히 보일러 주변에 가연성·인화성 물질을 두면 화재로 인한 2차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보일러실에 물건을 적재하는 경우가 많아 인화성 물질이 있다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누수에도 대비해 물건 적재 등을 삼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보일러 전문가들은 겨울철 화재뿐 아니라 동파 사고를 막기 위해 동결예방기능이 있는 보일러 사용을 추천한다. 최근 보일러 동파로 인한 누수 사고로 가정 내 난방 중단뿐 아니라 세대 간 누수로 법적 분쟁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귀뚜라미의 경우 동결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난방수 온도가 8℃ 이하로 떨어지면 1단계로 순환펌프를 가동해 물을 순환시키고, 5℃ 이하가 되면 2단계로 난방을 가동해 보일러 동결을 막아준다. 경동나비엔의 경우 난방수 온도가 10℃ 이하일 경우 펌프가 가동되며 6˚C 이하로 내려갈 경우 보일러가 가동된다.

    동파방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보일러의 전원 플러그는 항상 꽂아둘 것 ▲가스 중간밸브를 열어둘 것 ▲분배기의 각방 밸브는 모두 열어둘 것 ▲노출된 배관은 반드시 단열재로 보온해 줄 것 ▲혹한기에는 수도꼭지를 온수 방향으로 돌려 물이 똑똑 떨어지게 둬야 한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외출할 때는 보일러를 끄는 대신 외출 모드를 사용하거나 실내 온도를 낮추면 동결사고를 예방하면서 난방비도 절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보일러 배관이 동파됐다면 자가 조치 요령을 통해 대처하면 된다. 보일러는 가동되는데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보일러와 연결된 직수 배관이나 온수 배관이 얼었을 수 있다. 얼어있는 배관을 감싼 보온재를 벗겨낸 후 50~60℃ 정도의 따뜻한 물수건으로 반복해서 녹여주면 된다.

    헤어드라이어 등을 이용해 배관을 녹일 수도 있지만 과열에 유념해 오랜 시간 사용은 피해야 하고 배관 굴곡 부분을 중심으로 작업해야 한다. 히터나 열선을 사용할 경우에 화재위험이 있어 반드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난방을 해도 바닥이 차가운 경우는 보일러 내부 또는 난방 배관이 얼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자가 조치가 힘든 경우로 반드시 고객센터 등 각 제조사로 연락해 조치를 받아야 한다. 수도계량기가 동파됐다면 수도사업본부(국번 없이 121번)로 연락해야 한다. 보일러 업체들은 사고나 추가 고장 위험을 막기 위해 임의로 보일러를 분해하거나 사설업체를 부르는 건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