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8000억원… 年 매출 2조·영업익 3000억 전망구본준 회장, 미등기임원 이름 올려 경영 본격 참여Power IC, MCU, BMS IC 등 신사업 재평가 기대감↑
  •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이 '만년 저평가'라는 꼬리표를 떼고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세미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강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의 과도한 피크 아웃(peak out·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 우려에 발목이 잡혔다. 

    LX그룹으로 분리된 이후 확 달라진 평가를 받는다. 주가는 지난해 1분기 저점 대비 370% 상승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시총은 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주력 사업은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 핵심부품인 DDI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일상화로 IT 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집콕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과 노트북 수요가 늘어났고, 자연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수요도 늘었다. DDI는 없어서 못파는 지경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세미콘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이 1조8000억~1조9700억원, 영업이익은 3354억~3828억원에 이른다. 

    지난 2분기에도 매출액 4493억원, 영업이익 95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실적 호전 추세가 이어지면서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세미콘의 내년 DDI 출하량이 올해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TV용 DDI는 3% 감소하겠지만 OLED TV용 DDI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2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고객사 내 동사의 IT 용 DDI 점유율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BOE, CSOT에 중소형 OLED용 DDI 를 공급 중인 세미콘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중국 패널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OLED용 DDI 공급사는 대만 노바텍을 제외하며 세미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미콘의 폭발적 성장 배경엔 구본준 회장의 반도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자리한다.

    올해 5월부터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세미콘 양재캠퍼스에 집무실까지 마련해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세미콘은 기존 주력 사업인 DDI를 넘어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 등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시장에선 세미콘의 실적과 주가가 LG디스플레이 주가, LCD TV 패널 가격과 연관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과거 주가, 영업이익률과 LG디스플레이, LCD TV 패널 가격 증감률 추이로 볼 때 상관계수가 상당히 낮아 사실상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정 연구원은 "세미콘은 비슷한 사업 영역의 국내 업체들(DB 하이텍, 
    덕산네오룩스, 이녹스첨단소재, 엘비루셈)과 비교해봐도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세미콘에 대해 새로운 성장 위한 신사업 확대 움직임이 멀티플 재평가(Multiple re-rating) 신호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지난 5월부터 기존 LG그룹에서 LX그룹으로 계열 분리되면서 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계열사 내 핵심 위치에 올라와 있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사업(Power IC, MCU, BMS IC 등)에 대한 변화의 움직임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