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마진 회복 지속… 배터리는 손실 폭 축소배터리-석유개발 물적 분할, 성장 기대감 높아져석유화학도 간판 바꾸고 친환경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 ▲ SK이노베이션. ⓒ성재용 기자
    ▲ SK이노베이션. ⓒ성재용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세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손실 폭에 준하는 2조원대로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SK종합화학(현 SK지오센트릭)이 제2의 창업을 선포하는 등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이 순조롭게 이어지는 만큼 중장기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51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분기 5064억원에 비해 1.30% 증가하면서 2020년 4분기 -3249억원 이후 실적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분기 5025억원부터 3개 분기 연속 5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3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2분기 -4397억원에 비해서도 흑자로 돌아서면서 전년대비 실적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12조원으로, 전분기 11조원에 비해 9.39%, 지난해 3분기 8조원에 비해 44.4%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2019년 3분기 이후 8개 분기 만에 12조원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3분기 호실적 전망은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석유사업 이익 개선 및 배터리 적자 폭 축소가 핵심이다.

    정유 부문은 하반기 CDU 가동률 상향과 수요 회복, 중국 공급 조정에 기반한 휘발유 및 등·경유 마진 반등 등으로 증익이 예상되면서 2분기 2431억원에 달했던 재고평가 이익 소멸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활유는 기유 공급량 증가에도 재고 비축 수요 확대에 따른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면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화학은 하반기 PE, PP, PX 등 주요 제품의 공급 확대에 따른 약세로 상반기에 비해 이익창출력은 저하될 전망이다.

    배터리 부문은 지난 2년간 분기당 300억~400억원씩 반영되던 소송 관련 비용을 비롯한 모든 일회성 비용 소멸과 2분기 발생한 글로벌 차량 반도체 수급 이슈 완화 및 신규 공장 가동 효과로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 ▲ SK이노베이션 계열 물적분할 이후 지분구조. ⓒ한국신용평가
    ▲ SK이노베이션 계열 물적분할 이후 지분구조. ⓒ한국신용평가
    시장 관심은 최근 발표한 사업부 물적 분할과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에 쏠리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배터리사업과 E&P 사업을 각각 SK배터리(가칭), SK이앤피(가칭)로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16일 분할안건에 대한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10월1일을 분할기일로 물적분할을 진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분할 신설되는 배터리 부문의 E&P 부문의 지분 100%를 보유할 예정이다.

    독립법인으로서의 경영 효율성 제고 및 필요시 적기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페루 광구 지분 매각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구주매출 △SK루브리컨츠 지분 40% 매각 △주유소 자산 및 서린 사옥 매각 등을 통해 향후 배터리 및 그린 소재 투자 재원을 조달하고 있으나, 향후 5년 동안 배터리에만 18조원의 투자가 추가로 필요한 만큼 본격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SK이노베이션의 공격적인 투자로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이 이전보다 다소 저하되면서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기준 부채 규모는 28조원으로, 지난해 23조원에 비해 21.5% 늘어나면서 상반기 기준 2017년 13조원부터 4년 연속 불어났다. 4년새 불어난 부채는 15조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2017년 상반기 70.5%에서 163%로 급증했다.

    차입금도 2017년 4조원에서 올 상반기 14조원으로 4년 연속 늘어났다. 이 기간 차입금이 세 배 이상 늘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 역시 24.9%에서 81.4%로 56.4%p 악화했다. 차입금을 비롯한 부채 증가로 이자비용도 1073억원에서 1826억원으로 70.1% 높아졌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영업상 현금 창출, JV를 통한 투자 유치, 사업 현지에서의 인센티브를 비롯한 다양한 자금조달방안을 검토 및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SK배터리의 IPO 계획은 미확정 상태이지만, 향후 IPO를 진행할 경우 재무 부담 대응 여력을 상당 수준 확충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분할 대상인 배터리 부문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대형 배터리사업에 주력하고 E&P 사업 부문은 기존 석유개발 사업과 더불어 CCUS(탄소포집 기술)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E&P 부문은 CCU의 밸류체인 구축으로 정유·석유화학 부문과의 사업 시너지 연계가 가능할 전망이다.

    존속 법인 SK이노베이션은 그린소재, 배터리 소재 리사이클링(BMR)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M&A, R&D에 집중하며 지주사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수산화리튬 회수에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점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 절감은 물론, 탄소 중립에 힘을 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최근 사명을 SK지오센트릭으로 변경하며 제2의 창업을 선포한 SK종합화학은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을 선도하는 등 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본격적인 실행으로 친환경 기반의 사업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포드社와의 합작 투자 및 기존 고객사들과의 추가 수주 활동의 결과물로 2025년 생산능력은 200GW+α, 2030년 500GW+α로 확장할 예정이다. 해당 신규 설비들은 수요 거점별·고객사별 맞춤형 증설로, 담보된 수익성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8월 기준 수주잔고는 1TW(약 140조원 규모)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180조원)에 견줄 수준으로 증가했다.

    박한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배터리사업의 자금 조달 및 투자로 성장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폐배터리 재활용 및 친환경 중심의 신규 투자의 실현 시점은 추가적인 실적 개선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