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만’ 효과 유지된다는 질병청… 해외 연구선 ‘3개월’독감 유행 시기 예측 위해 다기관 효능연구 ‘선결과제’마상혁 부회장 “접종 시기 조절해 효과 극대화 노력 필요”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임신부 인플루엔자(독감)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유행 시기를 예측한 연구를 기반으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한 영역인데, 예년보다 빠르게 접종해야 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임신부와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난 14일부터 독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독감은 임신부는 물론 태아에게 심각한 질환이 될 수 있고 합병증 발생위험도 높아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김기남 질병관리청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백신을 맞으면 출생 후 6개월 내 신생아의 인플루엔자 감염도 50~70%까지 줄일 수 있다”며 “임신주수와 상관없이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당국은 임신부의 독감 백신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독감 백신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이 중요한데, 질병청은 ‘1년 미만’으로 보고 매년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만약 1년 미만 수준으로 효과가 지속되면 유행 시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도 되지만, 이를 증명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일례로 스페인에서 진행한 연구(Waning protection of influenza vaccine against mild laboratory confirmed influenza A(H3N2) and B in Spain, season 2014–15. vaccine Vaccine, 2016-04-29, Volume 34, Issue 20, Pages 2371-2377)에서는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독감 백신 효능이 급격히 감소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15일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최근 유행양상을 보면 2020-2021시즌을 제외하곤 12월에 독감 유행이 시작했고 인플루엔자 B형 유행이 증가되는 추세였다”며 “3개월 수준의 효과를 반영해 판단하면 임신부 접종이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이어 “질병청이 ‘1년 미만’ 동안 독감 백신 효과가 유지된다고 말한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며 “유행 시기와 비교해 너무 빠른 접종은 부적절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한 것은 국내 상황에 맞는 다기관 독감 백신 효능연구가 없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우리나라는 독감 백신 예방접종률이 비교적 높은 상황인데도 그간 환자의 발생이 많았다”며 “구체적 근거가 쌓아 접종 시기를 조절하고 백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마 부회장은 코로나 백신과 독감 백신을 같은 날 맞아도 된다고 권고한 당국의 방침에 대해서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시 접종시 각각 항체 형성에 문제가 없는지를 증명할 대규모 임상연구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