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5월 전망보다 0.2%P 올려… 세계경제 전망은 0.1%p 내려2020∼2021년 평균성장률 G20 3위… 내년 성장률 2.8→2.9%韓 물가상승률 1.8→2.2%… "내년 4분기 정점 찍고 점차 안정"
  • ▲ 경제성장.ⓒ연합뉴스
    ▲ 경제성장.ⓒ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3.8%)보다 0.2%포인트(P) 올렸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4차 대유행 확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했던 11년 만의 4%대 성장 기대감에 대한 불씨는 이어지는 모양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 속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로 상향 조정됐다.

    OECD는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OECD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OECD는 매년 5월·11월 2차례 세계 경제를 비롯해 회원국과 주요 20개국(G20)에 대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3월·9월 G20 위주로 세계 경제 전망치를 수정·보완한다.

    OECD의 한국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4.3%), 정부(4.2%)보다는 낮지만, 한국은행(4.0%), 아시아개발은행(ADB·4.0%)과 같은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29명 늘어나는 등 지난 17일부터 나흘 연속 '요일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확산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발표된 수치만 놓고 보면 4%대 성장률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기재부는 "OECD가 한국 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세, 1·2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P씩 오르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인 점을 고려해 성장률 전망을 상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에도 2020~2021년 평균 성장률이 주요 20개국(G20) 중 중국(5.4%), 터키(5.1%)에 이어 3위(1.6%)를 기록했다. G20 선진국 중에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역성장을 최소화한 데 이어 올해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주요국 대비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는 방증이라고 기재부는 부연했다.
  • ▲ 주요국 2021년 성장전망 조정(%, %p).ⓒ기재부
    ▲ 주요국 2021년 성장전망 조정(%, %p).ⓒ기재부
    OECD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올려 잡았다. 기존보다 0.1%P 오른 2.9%로 내다봤다. OECD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모두 올린 나라는 G20 중 한국과 아르헨티나, 멕시코, 스페인 등 4개국뿐이다. OECD는 앞으로 방역 조치 완화 등으로 한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해서 확대될 거로 평가했다.

    OECD가 세계 경제 전망치를 다소 낮춰잡은 것은 변수로 꼽힌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회복세 강화의 최대 수혜국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 내린 5.7%로 제시했다. 미국은 6.0%로 0.9%P, 영국은 6.7%로 0.5%P, 독일은 2.9%로 0.4%P, 일본은 2.5%로 0.1%P 각각 내렸다. G20은 6.1%로 0.2%P 하향 조정했다. 반면 프랑스는 6.3%로 0.5%, 이탈리아는 5.9%로 1.4%P, 유로존은 5.3%로 1.0%P 각각 올렸다. 중국은 8.5%로 종전 전망치를 유지했다. OECD는 "각국의 정책적 노력과 백신 접종 등에 따라 경제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으나 회복 모멘텀은 다소 둔화했다"며 "델타 변이는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으며 백신 접종률에 따라 국가별 경제적 영향이 상이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OECD는 성장 모멘텀 둔화는 점차 완화되고 내년에는 애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OECD는 "바이러스의 통제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신속하게 백신을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국가별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거시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며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재정정책은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해 성급한 조기 정책 전환은 지양하고 경기 상황 등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 물가.ⓒ연합뉴스
    ▲ 물가.ⓒ연합뉴스
    이날 OECD는 G20의 수정 물가전망도 따로 발표했다. OECD는 보통 물가 전망을 5월·11월 본 전망에만 내놓는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려해 이번에 이례적으로 수정 전망을 내놨다.

    OECD는 일본,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의 물가 전망을 올려 잡았다. 미국은 3.6%로 0.7%P, 영국은 2.3%로 1.0%P, 스페인은 2.4%로 0.8%P 각각 올렸다. G20은 3.7%로 기존 전망보다 0.2%P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 2.2%로 0.4%P 올렸다. 이는 올해 재정당국이 언급했던 물가안정목표(2%)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100 기준)로 1년 전보다 2.6% 올랐다. 2012년 4월(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애초 정부는 올 2분기 코로나19 쇼크에 따른 기저효과로 말미암아 물가가 2%를 일시적으로 웃돌겠으나 하반기부터 기저효과가 빠지고 햇과실 등이 공급되면 연간으로는 2%를 웃돌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종전(5월·1.8%)보다 0.3%P 높은 2.1%로 수정했다. OECD의 올해 수정 물가전망은 한은 전망치보다도 0.1%P 높은 수준이다. 올해 물가가 2%를 넘으면 2012년(2.2%)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를 넘게 된다.

    OECD는 G20의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9%로 기존 전망보다 0.5%P 올렸다. 한국도 1.8%로 종전보다 0.4%P 올려 잡았다. OECD는 소비자물가가 내년 4분기 정점을 찍은 이후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공급 능력이 향상되면서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