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합리적인 사용료 부과해야"오징어게임 잭팟 넷플릭스 무임승차 정조준애플, 디즈니 망 사용료 부과 동의넷플릭스, 버티기 일관... 상반된 행보 빈축
  • 정부가 국내 인터넷 망 사용료 부과를 위한 법 개정에 본격 착수한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룡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를 정조준한 것이다.

    이에 애플과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들은 망 사용료에 긍정적인 뜻을 밝히며 눈치를 보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부과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내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를 중심으로 망 사용료 지불을 의무화하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월 대형 CP의 망 사용료 지급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전혜숙·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관련법 개정안을 내놨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CP와의 역차별, 과도한 트래픽을 고려해 망 사용료 부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라며 망 사용료 문제를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정부의 망 사용료 법제화 움직임이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CP들은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조만간 한국에 상륙하는 OTT 서비스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는 망 사용료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낸 상태다.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를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망 사용료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선량한 기업 시민이 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망 사용료를 낼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부과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통신사업자(ISP)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를 둘러싼 소송전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부문 부사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국회의원들을 만났지만,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9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2만 2492명으로 전년 동기(803만 5926명) 대비 약 52% 증가했다. 넷플릭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74억8000만달러(약 8조 7500억원)에 달한다. 특히 200억원을 투입한 '오징어 게임'이 잭팟을 터트리며 투자액 대비 1000배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누린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부과에는 인색한 태도를 보이는 점을 지적한다.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 망에 무임승차 하는 역차별 규제를 손 봐야 한다는 것. 네이버 등 국내 CP의 망 이용대가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보다 6배 가량 높은 실정이다.

    김영식 의원은 "인터넷망의 혼잡을 유발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사업자가 혼잡 유발에 따른 대가를 부담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며 "대통령과 여야의 의견이 일치된 상황이라 정기국회 내 망 사용대가와 관련한 개정법률안 통과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