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혹은 내달 초 2022년 정기 임원 인사 권영수 부회장 후임에 권봉석-홍범식 사장 거론구광모 회장 첫 단독 인사… 안정 속 변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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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빠르면 이달 말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 나설 전망이다. LG그룹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데다,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의 뒤를 이을 인물에 이목이 쏠린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늦어도 내달 첫 주에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재계에서는 이번 연말 인사는 권 부회장 없이 구광모 회장이 직접 진행하는 첫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LG 각자대표이사를 누가 맡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LG는 지난 2018년 6월 구광모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권영수 부회장을 선임하며 각자대표이사직을 유지해 왔다.권 부회장은 COO 자리에 있으면서 구광모 회장을 도화 변화를 이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권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함에 따라 공석이 생겼다. 권 부회장은 올해 연말까지만 LG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이후에는 LG에너지솔루션 경영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해 이뤄질 임원 인사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공석이 된 지주사 COO에는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우선 권봉석 사장은 지난 1987년 LG전자에 입사한 정통 'LG맨'으로 전략이나 기획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냉철한 분석과 발빠른 실행력으로 비교적 강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권 사장은 특히 LG전자의 정체성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TV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가전에서도 글로벌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중국의 저가 LCD TV와의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치달으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한 '올레드TV'를 LG전자 HE(Home Entertainment)사업의 핵심 방향으로 정하게 된 데도 권 사장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올레드TV 사업을 본격화했던 지난 2015년 TV사업 수장에 오르면서 이후 올레드TV 대중화가 시작됐고 권 사장의 전략과 기획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이를 통해 LG전자는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18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 가전기업으로 올랐다. 생활가전(H&A)사업본부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이끌었다.이어 홍범식 사장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 첫 해인 지난 2018년 11월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영입된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홍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 여의도고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SK텔레콤 상무를 거쳐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로 자리를 옮긴 뒤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올해 초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지난해 연말 LG마그나 설립 등 LG그룹의 사업구조재편을 물밑에서 주도한 인물로 전해진다.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50대인 홍 사장이 COO를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LG그룹은 지난해 구본준 LG 고문의 계열 분리와 MC사업 철수 등을 통해 사업 재편을 진행한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구광모 회장의 경영 색깔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구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고(故) 구본무 회장 타계로 40대에 젊은 나이로 총수에 올랐다. 당초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지만 LG그룹을 빠르게 안정화 시킨 것은 물론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구 회장은 경영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선과 달리 주력 사업 재편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단기간 내에 기업 체질까지 단단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실제로 구 회장은 그동안 연료전지, 수처리, 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상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왔는데 계열분리를 완료하며 지난 3년 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LG그룹은 전자와 화학, 통신서비스 등을 주축으로 AI, 로봇, 전장사업 등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켰다. 합작법인은 북미, 유럽 등 완성차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본격적인 사업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