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이커머스의 거센 도전 속에 파격 투자보수적 유통업계서 연내 진행된 M&A 수만 십여개인수 기업 가동 본격화… 관전포인트는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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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례없는 대변화를 겪고 있다. 국내외 경영 여건이 불투명하고 시장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기업 역시 덩치를 키우거나 쪼개면서 외풍을 견딜 체력을 비축,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뉴데일리경제는 격변 시대를 맞아 유통업계의 주요 전략과 현 경영상황 등을 들여다봤다.<편집자주>유통업계에 있어 올해는 한 획을 그은 해가 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적극적으로 펼쳐진 한 해 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주로 택한 방법은 바로 인수합병(M&A)였다.이 때문에 내년에는 올해 진행된 M&A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리라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진행된 M&A는 양손을 다 써도 세기가 힘들 정도다. 통상적으로 유통업계는 M&A에 보수적인 곳으로 꼽히지만 코로나19가 주는 위기감은 그만큼 남달랐다. 당장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대표적인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야구단 SSG랜더스(당시 SK와이번스)를 1353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4월 온라인패션몰 W컨셉을 2650억원에 인수했고 이어 6월 이베이코리아를 3조4404억원에 인수했다. 7월에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 17.5%를 4742억원에 추가로 취득했다.이 과정에서 종종 몸값으로 경쟁을 펼쳤던 롯데그룹도 올해 적지 않은 M&A를 진행했다. 신세계그룹처럼 전폭적인 자금을 투자하기 보다는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경영권을 얻는 방식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올해 3월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 컨소시엄에 참여해 중고나라 지분 93.9%를 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 롯데쇼핑은 유일하게 SI로 참여해 약 약 300억원의 투자금을 부담했다. 특히 다른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내 가구업계 1위 사업자인 한샘을 인수한 것도 롯데쇼핑이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2995억원을 출자한 것. 전체 인수 금액은 1조4500억원으로 기관투자자 및 인수금융 등이 동원될 예정이다.이 외에도 GS리테일이 지난 8월 배달앱 2위 사업자인 요기요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공동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80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7월에는 반려동물 전문몰 1위 사업자인 펫프렌즈를 인수 했다.비슷한 시기에 야놀자는 1세대 오픈마켓 인터파크를 인수했고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자인 다나와의 인수전이 연말까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소규모 지분투자나 전략적 제휴 등을 포함하면 올해 이뤄진 유통업계의 투자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기존 판을 까는 유통산업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적지 않았다”며 “특히 쿠팡, 네이버 등 신규 플랫폼 사업자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신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실제 유통업계의 M&A 대부분이 플랫폼사업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이런 속내를 반증한다.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자에게 잠식당한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포부다.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사업을 유통업계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인수된 기업들과의 시너지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가 내년 시장에서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특히 올해 말부터 시행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을 두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중이다.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가 페러다임 전환을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한다면 이를 통한 시너지와 전략이 구체화되는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 주도권을 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