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만에 0.3%p↑…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 오른 영향내년초 추가 기준금리 인상 유력… 변동금리 0.25%p↑ 이자 3.2조원↑
  • 주택담보대출자의 약 75%가 따르는 변동금리가 최근 20일새 0.3%포인트(p) 가량 뛰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내년 1월이나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추가 인상하면 대출금리는 5%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0∼5.060% 수준이다.

    지난달 26일(3.440∼4.981%)과 비교해 20일 만에 하단이 0.270%포인트 높아졌고, 상단도 0.079%포인트 올라 5%를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20∼5.128%에서 3.580∼4.910%로 떨어졌다. 최저 금리가 0.240%포인트, 최고 금리도 0.218%포인트 낮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384∼4.73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달 26일(3.431∼4.630%)보다 하단은 0.047%포인트 하락했지만, 상단은 0.100%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최근 뚜렷하게 오른 것은 기준(지표금리)인 코픽스가 한 달 사이 0.260%포인트(신규 코픽스 기준 1.29→1.55%) 뛴 영향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 변동분을 요소별로 나눠보면 약 70∼80%가 예·적금 금리다. 지난달 25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25∼0.3%포인트씩 인상하면서 코픽스도 비슷한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지표금리로 시장금리(채권금리)를 따르는데, 11월 초까지 급등했던 시장금리가 최근 내림세를 보이자 이들 금리도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1월 26일 2.311%에서 17일 현재 2.190%로 0.121%포인트 낮아졌다.

    신용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도 같은 기간 1.738%에서 1.698%로 0.040%포인트 떨어졌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75% 이상의 대출자가 영향을 받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큰 폭으로 뛰는 것은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월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은 79.3%를 차지했다. 신규가 아닌 가계대출 잔액 기준으로도 75.5%에 이른다.

    이런 변동금리 오름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한은 금통위가 1월 또는 2월께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1.00%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44조7000억원에 이른다.

    예금은행과 이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을 75%로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포인트만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2670억원(1744조7000억원×75%×0.25%)으로 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