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도 국내 증시 하락트럼프 재정정책 리스크 확대日 금리인상 시사 … 韓 부담 가중대통령실 추경 가능성 부인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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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기대만큼의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원화는 강세를 보였고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내외 상황도 좋지 않다. 트럼프발 재정정책 리스크 확대와 더불어 최근 일본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한은이 금리를 내린 다음 날인 11월 28일 원·달러 환율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4원 내린 1395.6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로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으나 오히려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주식 시장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내수 부양 기대감을 통해 주가 지수가 오르는 경향을 보이지만, 기준 금리 인하 다음 날인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95% 내린 2455선에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 넘게 하락해 680선이 깨지기도 했다.

    국채금리만 금리 인하에 연동해 떨어졌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2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0.3bp 내린 연 2.638%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결정이 시장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과 경기 부진에서 기인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11월 29일 발간된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통화 완화 정책과 더불어 일관된 재정 정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등 자산이 아닌 실물 경기로 돈이 풀리려면 재정을 활용해야 한다”며 “그럼 내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정해진 시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1월 22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포함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추경 편성 시기가 내년 초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초에는 확정된 예산을 집행하면 되지 추경을 편성할 필요는 없다”면서 “시기를 못 박아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건전 재정을 버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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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도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11월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인터뷰에서 “데이터가 가정한 대로 변해간다고 하는 의미에서는 (금리 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착실하게 올라간다는 확실성이 커지면 적당한 타이밍에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시사할 때마다 국내 증시는 출렁였다. 지난 7월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뒤 ‘엔 캐리 트레이드’ 여파로 코스피가 하락하기도 했다. 엔케리 트레이드는 저리로 엔화를 빌려 고가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실제로 오는 12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자 엔·달러 환율이 약 한 달 만에 달러당 150엔 선 밑으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11월 29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49엔대를 나타내며 한 달 만에 150엔 선 아래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이달 중순에만 해도 달러당 156엔대로 치솟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 등에 따라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발 압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날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11월 29일 코스피는 오전 한때 전장 대비 2.30% 내린 2446.96을 기록하는 등 약세 끝에 1.95% 내린 2455.91로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