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고채 166조 발행…'돌려막기' 73조원내년 61조·내후년 68조+α 만기 도래 전망文정부 내내 확장재정운용 나랏빚 '눈덩이'내년 이자부담만 21조…금리인상에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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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각종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집권기간내내 돈풀기를 즐겨(?)한탓에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가 역대 최고 수준인 6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돌려막기'(차환발행)를 한다해도 재정으로 국고채를 갚아야 해서 가뜩이나 돈 쓸일 많은 차기정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태여서 이자부담도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처지다.기획재정부는 24일 내년 국고채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보다 14조5000억원 감소한 166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하면서 단기물 비중은 줄이고 장기물은 늘린다는 계획이다. 순증 발행 93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7조2000억원 줄고, 차환발행은 72조6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조7000억원 늘어난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앞선 22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국고채 발행전략 협의회에서 "내년엔 시장 수요와 거시 여건 등을 고려해 시기·연물별 국고채 발행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필요시엔 긴급바이백(조기상환) 등 적기 안정조치를 통해 국채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팬더믹(범유행) 이전부터 재정운용을 확장적으로 해오면서 차기 정부에서 막아야 할 국고채 규모가 오는 2026년까지 270조5571억원 플러스알파(+α)에 달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올 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장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규모가 61조240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3·5·10·20·30·50년물, 물가연동국채를 모두 합친 수치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이다. 정부가 올해 초과세수를 활용해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나랏빚을 일부 갚았지만, 그동안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위해 적자국채를 적잖게 발행해온 만큼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 1차 '벚꽃추경' 땐 14조9000억원의 66.4%인 9조9000억원을 적자국채로 충당했다.새 정부가 들어서 본격적으로 재정을 운용하게 될 2023년에는 만기 도래 국고채 규모가 67조7614억원+α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정부가 전체 국고채 발행계획 물량(186조3000억원)의 8~9%쯤을 새로 내놓은 2년물로 발행했기 때문에 만기가 2023년으로 다소 일찍 도래하는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연도별 만기 도래 국고채 발행잔액은 △2024년 49조640억원 △2025년 58조5400억원 △2026년 33조9512억원 등이다. 다음 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6년까지 270조5571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를 유지했다. 출범 직후인 2017년 일자리 확대를 이유로 11조원의 추경을 편성했고 2018년 3조8000억원, 2019년 6조7000억원 등 긴급 재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4차례에 걸쳐 66조800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가뜩이나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슈퍼 본예산을 편성해왔던 터라 '재정중독'이란 비판이 제기됐다.반복되는 적자국채 발행은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떠넘겨지는 짐이다. 조세전문가인 최광 한국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나랏빚과 관련해 "(다음 정권은) 손발이 묶여 정책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더 위험한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국고채 만기가 돌아오면 정부는 이를 재정으로 갚아야 한다. 올해처럼 초과세수가 뒷받침되면 큰 상관이 없겠지만, 올해 초과세수는 재정당국도 예상치 못한 '가욋돈' 성격이 짙다. 때문에 국고채 만기가 돌아오면 정부는 국채를 다시 발행해 갚는 '돌려막기'를 통해 빚을 갚는다. 추가로 빚을 얻어 빚을 갚는 방식으로 결국 나랏빚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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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 등 통화정책 변화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어 국고채 상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금리 인상과 맞물려 적자국채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에만 조(兆) 단위의 돈이 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지난달 2일 재정당국은 국채시장 점검 긴급간담회를 열고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고채를 일부 앞당겨 갚기로 한 배경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데다 정부가 각종 지원금에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고채 금리가 치솟은 탓도 없잖다는 분석이다.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4.8bp(1bp=0.01%) 오른 연 1.805%, 10년물은 6.5bp 오른 2.21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까지 국고채 조달금리는 평균 1.71% 수준이었다.한국개발원(KDI)이 지난달 11일 내놓은 올 하반기 경제전망을 보면 내년 나랏빚은 올해보다 103조원 늘어난 1068조3000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적자성 채무(686조원)는 일반회계 적자국채를 중심으로 올해보다 76조7000억원, 금융성 채무(382조3000억원)도 26조3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나랏빚 규모가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재정당국은 국고채 이자비용으로만 21조4673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올해 20조2101억원(본예산 기준)보다 1조2572억원(6.2%) 증가한 금액이다. 예고된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국채 이자율을 연 2.4%에서 2.6%로 0.2%포인트(p) 올려잡았다.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2일 내놓은 '2021~2030 중기재정전망'에서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경우 8년 뒤인 2029년에는 나랏빚이 2029조5000억원, 국가채무비율은 75.2%로 치솟는다고 추정했다. 정부의 이자 지출 비용도 함께 늘어나 나랏빚이 2000조원을 넘는 2029년엔 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