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1년만에 2배 이상 급등카드사 여전채 비중 커 자금조달 난항해외 ABS, 장기 CP 등 활로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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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연합뉴스
    연초부터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사의 자금조달에 비상등이 켜졌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시중은행보다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카드사 채권을 사는 투자자들이 갈수록 드물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카드사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과 같은 해외채권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신용등급 AA+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3년물 기준 평균 금리는 2.850%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같은 시기에 1.296%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1.554%포인트(p)가 오른 것이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카드사 상황은 더 열악하다. 신용등급 AA-인 여전채(3년물) 금리는 지난달 초 2.634%에서 지난 9일 3.054%로 한 달여 만에 0.42%p가 뛰었다.

    은행·보험사처럼 예금이나 보험료를 받지 않는 카드사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같은 상품에 쓰이는 자금 가운데 70% 이상을 회사채를 찍어서 마련한다. 지난해 3분기 주요 전업 카드사들은 전체 자금의 72.5%를 여전채로 조달했다.

    여전채 비중이 큰 만큼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가 덩달아 오르는 금리 인상기에는 카드사가 더 큰 비용을 치르도록 해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신용 스프레드'가 그만큼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신용 스프레드란 기업에서 발생하는 회사채의 신용 리스크를 평가하는 지표로, 스프레드 폭은 국채와의 금리 격차를 의미한다.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리스크가 높은 자산이라는 의미다.

    이에 카드사들은 장기 CP(기업어음)나 해외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성백준 KB국민카드 전무(CFO)는 지난 8일 KB금융 컨퍼런스콜에서 "예전에 1.5~1.8%하던 카드채 3년짜리가 2.7%까지 올라갔다"며 "일단 카드채 말고 장기 CP나 외화채권을 4억불 정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능하다고 하면 ABS로 해서 조달 코스트를 조금이라도 내리려고 한다"며 "3~5년짜리 금리가 너무 비싸다고 하면 2~3년짜리로 대체할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용카드사는 3조2700억원에 달하는 ESG채권을 발행했다. 2020년에 연간 1조2500억원 규모로 ESG채권이 발행된 것과 비교할 때 지난해 1.6배 가량 급성장한 셈이다.

    올해도 카드사는 ESG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며 관련 채권 발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신한카드가 4억 달러(5년 만기) 규모의 ESG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ESG 채권과 같은 해외 ABS, 장기 CP 발행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자금조달에서 타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