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성 낮고 전파력 강한 특성 유지… 낮은 위중증 비율 당국, 이달 말 13만~17만명 신규확진 예상… 마땅한 대책은 ‘글쎄’확진 공포 줄이고 ‘코로나 프리’ 시대로 전환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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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이 등장하며 전 세계가 다시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미국,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노마스크 수준의 방역 완화를 결정했다. 우리나라도 이미 재택 치료 중심 대응체계로 바꿨고 이번 주 방역지침이 변경될 예정이다. 

    모든 변화는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의 특성에 의한 것이다. 경증 확진자 관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행 억제의 방법론을 제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엔 위중증 비율이 낮은 상황을 고려해 그간 금기시됐던 ‘감염 후 집단면역’의 방향성이 담겼다. 

    ◆ 오미크론-스텔스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에도 방역 완화 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BA.1)의 하위 유형인 스텔스 오미크론(BA.2)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일부 유전자 변이로 인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잘 구분되지 않아 ‘스텔스’로 붙여졌다. 

    오미크론이 시작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오미크론 이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지배종이 바뀌었고 덴마크, 인도, 필리핀 등도 동일한 맥락으로 전파 양상이 변했다. 이미 국내에서도 해당 변이가 확인된 상황이다.

    스텔스 오미크론의 경우, 병원성이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은 공유하지만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텔스 오미크론의 전염력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감염 사례가 늘어난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치명도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확진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해외 각국에서는 방역 완화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더 이상 방역 대응으로 확진 규모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덴마크 보건부 산하 방역기관인 스테튼스세럼연구소(SSI)에 따르면 스텔스 오미크론은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염력이 1.5배 높다. 이러한 현상에 의해 지배종이 바뀐 덴마크는 지난 1일자로 방역 지침 대부분을 해제했다. 

    영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가정 내 전파 속도가 오미크론 변이보다 3%가량 더 빠르다는 결과도 나왔다. 그런데도 영국은 마스크 의무화 해제는 물론 확진자 자가격리 해제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도 뉴저지,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욕에서 실내 마스크 해제를 결정했거나 검토 중인 상황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를 시작으로 점차 방역을 완화하는 추세다. 

    ◆ 확산세 따라잡기 어려운 방역, ‘코로나 프리’ 필요한 이유 

    델타, 오미크론,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이어지는 전파 양상은 우리나라도 거스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미 셀프 검사와 셀프 치료가 중심이 된 대응체계가 형성됐기 때문에 수면 아래 숨겨진 확진자와 이들의 전파 양상까지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질병관리청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달 말 신규확진 규모는 13만명~17만명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가 쌓이면 재택치료 100만명 시대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5만명대 대응에서도 역학조사가 불가능한 실정인데, 여기서 3배 이상 규모가 확대되면 확진자 관리 자체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이미 방역 인프라는 포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다수 국민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라 방역망을 조여 확산을 억제하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현실에 직면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각국이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의 출현에도 방역 완화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며 “결국 자연감염에 의한 군집면역 형성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확진자 규모는 점차 더 커질 것이며, 무증상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국내에서도 통계에서 벗어난 상상 이상의 확진자가 존재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이제 누구라도 확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 됐으므로 정부가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단계적 방역완화로 사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코로나 프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