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캐피탈사 당기순익 8974억원…전년비 67%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감소세레버리지배율·충당금 등 규제강화 기조에 실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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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캐피탈사들이 지난해 기업금융 등 수익성 중심 자산을 확대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본업인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올해는 금리인상·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 금융당국의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실적 전망이 어둡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캐피탈 등 4대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8974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4개사의 지난해 총영업이익은 1조906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총이자이익은 1조3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으며 비이자이익은 1조1701억원으로 47%나 급증했다.

    이는 최근 캐피탈사들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등을 확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했던 자동차금융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당국 가계대출 규제로 영업이 제한되자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업금융을 점찍은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캐피탈사 14곳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규모는 20조834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대비 4.0% 하락했다.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2020년 말 21조7093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카드사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캐피탈사 점유율을 흡수하는 양상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 중인 6개 카드사(신한·삼성·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자산 규모는 9조7949억원으로 같은 기간 13.1% 늘었다.

    올해도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점유율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카드사에 비해 조달경쟁력에서 밀리는데다 카드사들이 모바일 앱 결제 수단을 다양화하면서 신규 고객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카드와 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업으로서의 포맷이 비슷하다"며 "올해 캐피탈 업권에 대한 규제강화와 금리인상 등에 따른 비우호적인 조달환경이 지속되면서 이자마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부터 모든 캐피탈사는 레버리지배율을 9배 수준에 맞춰야 한다. 레버리지배율이란 회사의 전체 자산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자본의 몇 배에 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자산총액이 자기자본의 9배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지난해까지 캐피탈사의 레버리지배율 규제는 10배였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영업 자산을 늘리려면 자본을 늘리거나 영업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셈이다.

    해당 규제는 앞으로도 더 강화된다. 2025년부터 캐피탈사 레버리지배율 규제 수준은 한 단계 더 낮아져 8배가 된다. 만약 그전에 배당성향이 30%를 초과하면 즉시 레버리지배율 8배 규제를 적용받는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올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 19개 여신전문금융사(7개 카드사, 12개 캐피탈사) 리스크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화상 간담회를 열고 대손 충당금 적립 등 위기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감원은 여전사에 대손 충당금 추가 적립을 독려했다. 최근 금리 상승과 함께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를 앞두고 소상공인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캐피탈사가 최근 리테일 자산을 줄이는 대신 중고차 금융과 함께 투자자산 및 기업여신 등 고수익 자산 취급을 늘리고 있다"며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자체적인 대응능력이 은행권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