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약도 없는데… 독감처럼 관리 ‘불가능’‘섣부른 낙관론’이 국민 정서 혼란 줄수 있어하루 확진자 17만… 전문가 예측보다 확산세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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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정부가 현재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대해 ‘풍토병(엔데믹)으로 자리 잡는 초기 단계’라고 언급했지만 이는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낙관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반론이 제기됐다.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일 본지를 통해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독감처럼 관리가능하고 풍토병 초기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출구를 찾는 초입에 들어선 셈”이라며 “앞으로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면 오미크론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 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 교수는 "오미크론을 독감처럼 관리하려면 우선 확실한 치료약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로는 누구나 투약 가능한 충분한 분량의 약이 준비돼야 하며 마지막으론 예방접종이 있어서 감염병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오미크론 정국은 그 세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엔데믹을 이야기하려면 환자가 생기면 약을 줄 수 있어야 하고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을 만큼 관리가 돼야 하는데 현 상황은 아무것도 충족되지 않았다”고 덧붙이며 “엔데믹을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오미크론이 앞으로도 낮은 치명률이 유지되면 ‘계절독감’처럼 관리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낙관론’이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12월 이후 국내 확진자 6만7207명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로 델타 변이 때 각각 1.4%, 0.7%였던 것에 비해 확연히 낮아졌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는 더 빠르게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만1452명이다. 전날 9만9573명보다 7만1879명이 폭증한 셈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9만439명)과 비교해 1.9배, 2주 전인 9일(4만9549명)의 3.5배에 달해 매주 약 2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도 이어졌다.

    위중증 환자 증가세 역시 가파르다.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480명)보다 32명 늘어난 512명이다. 이달 중순까지 한동안 200명대를 유지하다 환자 폭증세와 맞물려 최근 300명대에서 400명대, 이날 500명대로 증가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아직은 병상이 여유 있는 편이지만 ‘병상 가동률이 이달 초 10%대에서 30% 중반까지 오르는 데 3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의료 체계 붕괴를 염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