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증권사 HTS·MTS 먹통에 투자자 거래 타이밍 놓쳐유안타증권 "전산운용비 감소했지만, 실제 IT 투자 늘려"하이투자, LG엔솔 코스피 상장날 증권시스템 40여분 오류공모주 상장 때마다 전산장애 발생…MTS 신뢰 되찾아야
  •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연일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공모주 상장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접속이 폭주하자 증권사 거래시스템에서 잇따라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자사 MTS의 편리성과 안정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주목을 받는 공모주 상장 과정에서 연일 MTS 및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오류가 발생하자 투자자들은 불만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퓨런티어의 공동 대표주관사인 유안타증권의 MTS와 HTS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주문 및 계좌 조회 서비스가 30분간 지연됐다.

    유안타증권은 앞서 지난 14∼15일에 진행된 퓨런티어의 공모 청약 과정에서도 수요가 몰리면서 한때 MTS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유안타증권은 현재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고,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았다. 

    다만 지난 수년간 전산운용비를 지속적으로 줄여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IT 부문과 관련해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회사는 최근 5년간(2016~2020년) 자사 전산운용비를 줄여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의 전산운용비는 지난 ▲2016년 240억 ▲2017년 223억원 ▲2018년 205억원 ▲2019년 174억원 ▲2020년 157억원 ▲2021년 3분기 기준 12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회사가 실제 전산운용에 사용하는 IT 투자 예산이 전산운용비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산운용을 위해 외주 인력을 사용해왔는데, 최근 몇 년간 이러한 외주 비용을 줄이고 회사 내부에서 자체적인 전산운용·IT 예산을 많이 늘렸다”라며 “이는 전산운용비가 아닌 판관비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실제 지난 2016년 이후 회사 전산 및 거래시스템 운영을 위해 발생한 비용은 4~5배 증가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증권사 MTS 관련 오류는 유안타증권뿐 아니라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다른 곳에서도 다수 발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 코스피 입성 날 개장 직후 MTS에서 30~40분간 접속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 또한 LG엔솔 상장 이전 전산 설비 확충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MTS 장애가 이어지며 불편을 겪었다.

    신영증권 또한 대표주관을 맡은 케이옥션의 상장 당일 MTS 접속 지연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증권사 거래시스템에 대한 전사적 개선이 요구되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왔지만, 접속자가 몰리는 이벤트 때마다 접속 지연 및 전산 오류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개선 의지를 보이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MTS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