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중 부회장 등 영풍측 성토"MBK 약탈적 행위"중국계 vs 일본계 허위사실 공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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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고려아연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MBK와 손잡고 경영권 탈취를 본격 선언한 이후 처음 기자회견을 열고 적대적 인수합병(M&A)의 부당함을 설토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의 대항공개매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MBK가 매수가 인상에 나설 경우 ‘쩐의 전쟁’의 확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24일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은 핵심 기술 인력 20명과 함께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며 M&A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다.이제중 부회장은 1985년 입사해 고려아연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지난 39년간 고려아연과 영풍의 공동 경영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이 부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책임이 영풍 측에 있다고 밝혔다. 장형진 고문이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기려고 했지만, 최윤범 회장이 이를 거부한 것이 갈등의 시작이 됐다는 것이다.이 부회장은 “석포제련소의 환경문제가 대두되자 장 고문이 이를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로 넘기려 했고, 최 회장이 이를 막으면서 장 고문과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며 “최 회장은 경영과 기술 능력을 모두 갖춘 훌륭한 경영자로, 장 회장이 직원을 노예처럼 대하는 반면 최 회장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한다”면서 최 회장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부회장을 포함한 기술 인력들은 MBK 측에 고려아연이 넘어갈 경우 퇴사를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MBK 인수 시 이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은 중단되고, 고도 기술력의 해외 유출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고려아연의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의 주요 산업에 핵심원자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란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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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핵심 기술 인력들이 MBK파트너스·영풍 측에 배수의 진을 친 가운데 재계는 고려아의 대항공개매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을 대항공개매수 주관사로 인수금융과 브릿지론을 제공받고, 글로벌 기업 혹은 사모펀드(PEF)들이 에쿼티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대응안을 마련하고 있다.최 회장의 우군으로는 미국계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베인캐피탈은 이르면 이번 주 중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 측은 MBK 측의 공개매수가 상향 여부 등을 살핀 후 본격적인 대항공개매수 실행에 돌입할 전망이다.MBK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는 26일까지 금융당국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조건을 변경하면 공개매수 종료일이 당초 10월 4일에서 제출일로부터 10일 더 연장돼 고려아연 측에 대응 시간을 더 벌어주게 되므로 26일이 공개매수의 변곡점으로 꼽히고 있다.MBK 측은 이달 13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최대 14.61%까지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66만원으로, 최대 1조999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영풍정밀 주식도 주당 2만원에 최대 43.43% 공개매수에 나선다. 두 기업을 합한 공개매수 가격은 매수 수수료를 제외하고 약 2조1332억원이다.쩐의 전쟁의 판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LG·한화 등이 최 회장 편에 선다고 가정하면 최 회장은 추가로 약 6%의 지분을 확보해야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MBK가 공개매수가를 더 올릴 시 최 회장의 필요 자금도 확대가 불가피하다.MBK가 26일 장 종료 이후 공개매수 정정공시를 한다면, 최 회장이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날짜는 4거래일밖에 남지 않게 된다. 그 이전에 매수가격을 인상해 시간을 더 벌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의 대응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백기사를 확보하면서 경영권 일부를 담보로 제공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한편 영풍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일본계 기업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고 이에 대해 고려아연측은 적대적 M&A를 위한 마타도어라며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박했다.최근 영풍이 MBK와 손잡고 주식 공개 매수를 통한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서면서 그동안 이어져 온 양측의 '동업 관계'는 막을 내렸으며, 이후 원색적인 비난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