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의료체계서 대응 가능하다던 정부… 이제 병원 의료진 전체참여 요청 의료진 감염 심각한 수준… ‘3말4초’ 위중증 정점 대비책 취약기확보 병상 내 실질적 감당 가능 중환자수 ‘약 1800명’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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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대다수 전문가 예측대로 대선 당일과 다음날인 오늘도 확진자가 급증해 연속 30만명대를 기록 중이다. 확산 규모가 커져 동시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미 병상 대란은 시작됐다. 

    정부는 불과 이틀 전까지 병상 효율화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이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확진자를 일반 의료체계 안에서 치료하는 시스템을 가동하자고 병원계에 제안했다. 확진자는 물론 타 질환자 관리가 버거워졌음을 자인한 셈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지하 1층에서 열린 상급종합병원장 간담회를 통해 “이제 병원의 의료진 전체가 오미크론 환자의 치료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 증상은 가볍지만 암, 만성 신부전, 뇌경색 등 다른 중한 질환이 있는 분들의 입원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병상 가동률은 현재 60% 수준이지만 다양한 질환의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이미 병상 배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18명의 확진자가 재택치료 중 분만을 하고, 매일 720명의 확진자가 재택치료 중 투석을 해야 한다. 다양한 질환의 환자가 증가하면서 대응이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은 경증이나 기존 질환이 있는 확진자는 관련된 병동에서 진료를 받는 구조로의 전환을 요청한 것이다. 실제 질병관리청은 음압실이 아닌 일반 병실이나 일반 수술실에서 확진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 중이다. 

    ◆ 위중증 환자 1100대 진입… 3말4초 폭증 예상
     
    이날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입원 치료 중인 위중증 환자는 1113명으로 늘었다. 1100명대로 증가한 것은 70일 만이다. 코로나19로 숨진 사망자는 206명 늘었다.

    전국 코로나19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61.1%로 총 병상 2733개 중 1670개가 사용 중이다.

    수도권 가동률은 57.1%로 823개 병상이 남았다. 비수도권은 70.6% 가동률을 기록해 남은 병상은 240개에 불과하다. 중환자실 가동률이 80%를 초과하면 사실상 포화상태로, 비수도권 중환자실 가동률은 경고등이 켜졌다. 

    통상 확진자 급증 이후 2~3주 내 위중증 환자도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증 환자를 일반병상으로 옮겨 치료한다고 해도 원활한 대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가 기확보한 병상 내에서 실질적으로 감당가능한 중환자수는 1800명 정도가 한계로 보인다. 오미크론 유행의 마지막 위기는 중증환자가 정점에 달하는 3월 말에서 4월초 정도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 이미 의료현장은 아수라장… 중환자실 입퇴실 우선순위 나오나 

    그간 정부는 병상 효율화를 기반으로 위중증 관리체계 가동이 원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전국 곳곳의 의료현장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타 질환자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델타 변이 확산 때와 비교해 이번에는 의료진들의 감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해 의료대응 능력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A교수는 “확산세가 워낙 거세다 보니 코로나19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물론 그 외 타 과까지 확진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진료일정은 물론 수술일정도 미뤄야 하는 상황인데, 이것이 의료 대란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경기 요양병원에 근무 중인 B간호사는 “직원 확진으로 인해 입소한 고위험군 고령자들의 감염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위중증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는 병상 효율화를 기반으로 위중증 관리체계 가동이 원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전국 곳곳의 의료현장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타 질환자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정부가 ‘일반병상-코로나 대응’ 카드를 꺼냈다고 해도 폭증하는 위중증 환자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환자실 입퇴실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해 말 델타 유행 확산으로 인해 의료 대응 여력이 부족해지자 대한중환자의학회는 “회복 가능성이 지극히 낮을 것으로 합의된 환자들의 중환자실 입실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회복 가능성이 지극히 낮을 것으로 합의된 환자로는 ▲말기장기부전(뇌, 심장, 간, 신경근골격계 등) ▲예측 사망률이 90%가 넘는 중증 외상/중증 화상 ▲심각한 뇌 기능 장애 ▲기대 여명이 6개월 미만인 말기 암 ▲ASA score IV-V ▲예측 생존율 20% 미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