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거래대금 2년 만에 20조원 하회하며 증시 먹구름주요 증권사 1분기 영업이익 전기比 34% 감소 전망증권사 CEO 연임, WM·IB 성장동력 창출 등 대비 태세
  • 국내외 악재가 연일 겹치면서 증시 먹구름이 드리워지자 증권사 1분기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증권사들은 위기에 대비해 임기 만료인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대신 연임을 통해 안정을 꾀하고, 실적 변동성을 낮출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대비하는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7000억원(코스피 11조원·코스닥 7조7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 3월(18조5000억원) 이후 약 2년 만에 20조원을 하회했다. 지난 1월과 비교해서도 한 달 새 9.6% 감소했다. 개미 투자자의 증시 참여가 급증했던 지난해 2월(32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2.3% 줄었다. 

    국내 증시가 지난해 정점을 찍고 하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신용거래융자는 20조9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3.6%, 고객예탁금은 63조4000억원으로 9.8%줄었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다.

    증권사들의 실적도 타격을 입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결기준 주요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 1분기 영업이익 합계 추정치는 1조5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부터 이어진 급락장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실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당분간 유의미한 실적 개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거래대금 감소와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 상반기 실적 지표는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주가 기대치도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위기"…CEO 안정 속 성장 동력 창출 대비

    급격한 증시 위축으로 올해 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증권사들은 조직 위기에 대비한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달 주주총회에서 주요 증권사 CEO들은 연임이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성과를 높이 사면서도 앞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 악화로 인한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최희문 메리츠증권,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 등은 연임에 성공했다.

    안정적인 경영체제 속에 증권업계는 증시와 연동되는 실적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골몰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디지털과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강화에 방점을 두고 조직 강화 및 인력 배치를 새로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금융산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식 거래대금 감소가 나타나고 있고, 국내 브로커리지 수수료율도 더 낮아지고 있다"면서 "IB와 WM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증권사는 어느 정도 선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