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매각 진행해 왔지만... 높은 몸값 걸림돌CJ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이통사와 합종연횡 성공실적 부진, 가입자 이탈 등 성장 정체 직면... "M&A가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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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딜라이브
    국내 케이블 업계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가 7년째 인수합병(M&A)에 지지부진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통신사들과 합종연횡에 실패한 딜라이브가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오퍼튜니티펀드가 2007년 세운 국민유선방송투자(KCI)다. KCI는 딜라이브 지분 94.87%를 보유하고 있다. KCI는 2015년부터 딜라이브 매각에 나섰지만, 1조원에 달하는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지난해 딜라이브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한 KT도 자금에 부담감을 느끼며 결국 인수 작업에서 발을 뺐다. 이러는 사이에 CJ헬로비전(現 LG헬로비전), 티브로드, 현대HCN 등 경쟁사들은 통신사들과 M&A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1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현대HCN(35.53%),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5.28%),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24.77%) 순이다. 개별 유선방송사업자(SO)인 딜라이브의 점유율은 5.71%에 그친다.

    딜라이브의 실적과 가입자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2020년 기준 매출은 4219억원으로 2015년(6030억원)보다 1811억원 줄었으며, 영업이익 역시 739억원으로 2015년(366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가입자 수도 2020년 6월 200만 6500명에서 12월 200만 5200명으로 이탈이 심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6월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감축에도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딜라이브의 부담스러운 몸값이 통신사들과의 M&A의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방송 시장이 재편되면서 케이블TV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2020년 전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방송사업 매출액(1조 9328억원)과 가입자 수(1313만명) 모두 전년 대비 4.4%, 2.6%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품으면서 이통3사 모두 통신·방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면서 "성장 동력이 막힌 딜라이브가 이통사들과의 합종연횡이 늦어질수록 시장에서의 몸값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를 각각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