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치료제의 선제적 확보… 팍스로비드 복제약 생산 화두차기 정부 코로나 대응 핵심 ‘신속한 치료체계’로 좁혀져깜깜이 재택치료 대신 대면 외래진료 전환 선결과제로
  • ▲ 인수위 코로나특위에 참여한 2명의 전직 질병관리본부장. 좌측부터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전병률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 인수위 코로나특위에 참여한 2명의 전직 질병관리본부장. 좌측부터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전병률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2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겼다. 정점에 진입해 정체 구간을 거치고 있지만 언제 감소세로 전환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 차기 정부의 방역 대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코로나특위)가 공식 출범해 전반적 방향성을 정립하고 있다. 임상의사와 예방의학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해 정책설계를 논의하는 구조다. 특히 2명의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참여해 힘을 싣고 있다. 

    코로나특위 소속 위원 중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전병률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장 출신이다. 감염병 대응 베테랑인 이들은 공통적으로 ‘다양한 치료제의 선제적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23일 정기석, 전병률 교수는 본지를 통해 “경구용치료제인 팍스로비드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제 코로나19 대응은 확진자 상황에 맞는 적절한 치료제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우선 팍스로비드 국내 생산이 가능할지 여부를 타진 중이다. 현재 미국 화이자사는 저소득국가에 한해 복제약 생산을 허용한 상태인데, 우리나라는 포함되지 않았다. 계약 물량 대비 국내에 도입된 물량은 부족한 실정이다.

    즉, 확진자 폭증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화이자사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계약을 맺어 복제약 생산이 가능할지를 협의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전병률 교수는 “신약 특허가 존재해 국내에서 마음대로 팍스로비드 복제약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공급일정이 차질이 있으면 그만큼 약값에 해당되는 비용을 지불할테니 우리가 생산해 직접 쓸 수 있도록 허용을 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러한 형태로 화이자사와의 협상이 체결되면 공급 일정에 대한 부담 없이 확진자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우선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코로나특위의 판단이다. 

    정기석 교수는 “팍스로비드 외에도 미국 FDA에서 긴급승인을 받은 항제치료제 소트로비맙, 카시리비맙+임데비맙, 밤라니비맙+에테세비맙 등 다양한 약제 도입을 통한 치료옵션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 신속한 진료체계로의 전환 

    확진자 천만 시대에 접어든 이상, 불필요한 방역망은 손질해 없애면서 신속한 진료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정기석 교수는 “차차 정점을 지나 확산세가 꺾이는 구간이 오면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의 효과는 줄어든다”며 “계속해서 대국민을 대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고위험군에 대한 신속한 검사와 치료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 ‘고위험군 패스트트랙’를 견고히 만들어 치명률을 낮추는 구조로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여기서 고위험군을 단순히 나이대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저질환의 중증도 등 세분화된 지침이 적용돼야 효율적 관리가 이뤄진다는 분석이다.

    재택치료의 한계를 보완해 입원이 아닌 ‘대면 외래진료’로 바꾸고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도 선결과제로 꼽혔다. 

    전병률 교수는 “치료제 투여에 앞서 대증요법이 시행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에 대응하는 신속한 의사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재택치료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진료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고위험군의 입원진료를 억제하는 효과로 나타나고 장기적으로 의료기관의 부담을 줄이는 형태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기석, 전병률 교수는 “이제 코로나19 대응은 치료에 집중하는 형태로 바뀌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의료진들이 다양한 옵션을 두고 확진자들을 볼 수 있는 체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