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사외이사 등 사측 안건,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가결실적 및 기업 가치 평가 제고 바라는 주주들 의사 반영 주주친화정책 실천 및 및 중장기 비전 수립 높이 평가
  • 금호석유화학이 주주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목을 끌었던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측과 표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박철완 전 상무 측이 주총에 앞서 주주제안을 발송하며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주주들이 지난해에 이어 사측에 손을 들어주면서 찻잔 속 미풍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이익배당 ▲사외이사 2명 선임 ▲감사위원 1명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다뤘다. 특히 이번 주총은 지난해에 이어 박철완 전 상무 측의 주주제안으로 표 대결이 예고되며 시선이 집중됐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으로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의제를 다루는 내용이다. 주로 배당을 비롯해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을 다룬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등을 거쳐 금호석유화학 상무를 맡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에 불을 지폈다. 

    박 전 상무 현재 금호석유화학 주식 8.5%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계는 전체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박 전 상무는 보통주 배당금을 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우선주 배당금은 1550원에서 1만1100원으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자신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고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사무소 대표와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 총괄 대표·민 존 케이(Min John K) 변호사·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등 4명을 사외이사 또는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주주총회에서 박 전 상무는 박찬구 회장 측에 밀리면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회사 안팎에 혼란을 가져온 박 전 상무를 해임했다.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박 전 상무는 지난달 회사를 상대로 회사를 상대로 주주제안을 내며 재차 금호석유화학 흔들기에 나섰다. 

    박 전 상무 측은 이번 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1만4900원, 우선주 1만4950원의 배당안 ▲이성용 전 베인&컴퍼니 글로벌 디렉터 사외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 후보 추천, 함상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경영복귀 의사도 내비쳤다. 박 전 상무는 지난달 입장문을 내고 “금호석유화학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경영자로 복귀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언급했다. 

    반면 사측은 ▲보통 주식 기준 주당 1만원 및 우선주 주당 1만50원 지급의 배당안 ▲박상수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 후보 추천, 박영우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NGO) 이사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올리며 팽팽히 맞섰다.

    이날 오전 9시 시작할 예정이던 주총은 양측의 유효 의결권 등 확인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개회가 1시간 30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주총 결과 사측의 안건들이 모두 기대 이상의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가결되며 지난해에 이어 완성을 거두게 됐다. 배당은 사측이 제안한 보통주 10,000원, 우선주 10,050원 안이 가결됐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는 사측의 박상수, 박영우 후보가 선임됐다. 또한 감사위원회 위원 박상수 선임의 건 모두 금호석유화학 측 제안이 가결됐다.

    결과를 보면 전체 의결권 주식수 약 2504만7000주 중 출석한 주식수는 약 1705만7000주(약68.1%)이며 모든 안건에서 회사측 안이 주주 박철완의 주주제안에 대해 적게는 약 2배에서 크게는 3배 차이로 주주들의 기대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획득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회사측 안에 대한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는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짓고, 회사의 실적 및 기업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주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여기에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문제점을 잇따라 해소한 점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자기주식 취득 결정과 함께 역대 최대규모의 배당에 나서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주주환원을 위한 1500억원의 소각목적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고 이익배당액도 역대 최고액으로 결정했다. 보통주 주당 10,000원, 우선주는 주당 10,05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약 2,809억원이다. 이번 배당금 규모는 전년 1158억 대비 약 2.4배 증가한 것으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은 28.5%에 달하며, 2배 이상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금호석유화학은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지속 성장 기업으로의 전환’을 발표하고 2026년 연 매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전사 목표를 수립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는 ▲ESG 선도 사업 체계 구축 ▲핵심(Core) 사업 집중 육성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가 선정됐다.

    신성장 플랫폼을 사업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친환경 자동차, 바이오 및 친환경 소재, 고부가 스페셜티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면서 CNT 및 바이오 소재 제품 등 자체 성장 사업 역시 적극적으로 육성한다. 이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CVC(기업주도형 벤쳐캐피탈) 설립도 추진하며 미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