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의료진이 비확진 환자 돌보는 ‘기형적 구조’신규확진 10만명대 내려온 날… 위중증 환자는 역대 최다 1273명중증병상 가동률 70%, 정부 입장과 달리 의료현장은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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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오미크론 대유행이 한풀 꺾이면서 신규 확진자가 10만명 후반대로 줄었다. 검사량이 줄어든 주말효과도 포함된 것이지만 감소세가 확연하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은 올라가는 시점이라는 점이다. 

    당분간 충분한 병상 확보와 신속한 이송체계, 특히 번아웃에 시달리는 의료진을 대체할 추가 인력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시점 더 견고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8만7213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부로 누적 확진자는 1200만명을 넘겼다. 

    전날 31만8130명보다 하루 새 13만917명 급감한 것으로 지난 3일 19만8799명 이후 25일 만에 2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통상 월요일 확진자가 가장 적고 수~목요일 확진자가 많은 경향을 보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격한 감소세가 발생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지표다. 정점 이후 유행파가 꺾였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지금부터 더 견고한 의료대응 체계를 유지해야만 위중증 환자, 사망자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오미크론에 이어 스텔스 오미크론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 해외 사례에 비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날 집계된 위중증 환자는 1273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다 기록인 지난 16일의 1244명보다도 29명 더 많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8일 1000명 선을 넘긴 이후 3주째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287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347명이다. 전체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은 0.13%다. 287명 중 고령층 비중은 94.9%로 나타났다.

    전국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70%로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은 67.5%, 비수도권은 75.9% 수준이다. 중환자 병상은 모두 2825개를 확보했으며 현재 847개가 남아있다. 신규 입원 환자 수는 1184명이다.

    ◆ 대응 가능하다는 정부와 달리 의료현장은 아수라장

    정부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폭증과 관련 현 의료체계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확산세 감소에 따른 거리두기 조정을 계획 중이다. 특히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도 2000명 이상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은 반응은 달랐다. 병상 가동률이 절반을 넘겨 60% 수준으로 올라갈 때부터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의료진 A씨는 “서류상 숫자에 불과한 병상 가동률을 두고 대응이 가능하다는 확신하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가 불신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의료자원의 최대 가용 범위를 넘어선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의료진 B씨 역시 “원내에서 감염자가 500명을 넘기고 의료진 감염이 심각한 상태였다”며 “더군다나 자가격리를 보장하지 못해 5일 내지 3일 격리만 하고 다시 복귀하는 상황이라 확진 의료진이 비확진 환자를 돌보는 기형적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코로나19 대응은 의료진 돌려막기로 번아웃이 됐다는 진단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의료진 충원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선결과제라는 것이다. 

    이날 국립대병원 노조 공동투쟁 연대체는 “일반 병실에서도 코로나 환자를 받고 있음에 따라 병동이 축소운영되는 상황이며 상급종합병원 지정돼 최고의 의료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국립대병원이 한계에 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노동강도가 높아지는데 의료인력 확충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원내 코로나19 확진과 직원들의 소진으로 인해 의료인력에 대한 대책들이 필요함에도 정부와 기획재정부는 총정원제라는 규제하에 인력을 다시 불승인하고 있다”며 근본적 개편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