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 4% 진입 '촉각'… 우크라사태 본격 반영2월 근원물가 3.2% '파죽지세'… 올 성장률전망치 웃돌아러-우 전쟁 종식돼도 고물가 안 꺾일 듯… 유류세 30%↓ 만지작
  • ▲ 물가 비상.ⓒ연합뉴스
    ▲ 물가 비상.ⓒ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여년 만에 4%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잖게 제기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인 물가변동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근원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2월 현재 근원물가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을 넘어선 상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돼도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지속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통계청은 오는 5일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공표한다. 2011년 12월(4.2%) 이후 10여년 만에 4%대 상승률을 보일 거라는 견해가 적잖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블랙스완(발생 가능성이 작지만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만나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 등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이 직접 다가오는 3월 물가는 석유류를 중심으로 상승 폭이 더욱 커질 거라는 전망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는 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으로 3%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0여년 만이다. 일각에선 이 차관의 발언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후반을 넘어 4%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 ▲ 월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 동향.ⓒ통계청
    ▲ 월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 동향.ⓒ통계청
    현재 국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황은 수요보다는 공급 부족에 의한 측면이 강하다.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망 차질을 부채질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돼도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4.22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증가했다. 2011년 12월(3.6%) 이후 최고 상승 폭이다. 2개월째 3%대 상승률을 보였다. 근원물가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월(3.1%) 이후 10년 만이다. 1월 3.0%, 2월 3.2%로 오름폭도 커졌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상승률이 지난해 4월(2.5%) 2%대에 진입하고 6개월이 지나서 3%대로 올라섰다. 근원물가는 지난해 9월(2.0%) 2%대에 들어온 뒤 4개월이 지나서 3%대로 진입했다.

    근원물가 상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정 지출이 늘어나며 시중 유동성이 확대된 측면이 강하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인플레 상황은 한동안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2월 현재 근원물가는 물가당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을 추월한 상태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제성장률은 3.0%다. 물가 상승률은 3.1%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29일 발표한 연례협의 결과보고서에서 한국의 올 경제성장률을 3.0%, 물가 상승률을 3.1%로 각각 예측했다. 물가 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따라잡을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IMF는 성장률은 지난 1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직전 발표했던 지난해 10월 전망치(2.2%)보다 0.9%포인트(P)나 올려잡았다. 고물가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설상가상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와 무디스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나란히 3.0%에서 2.7%로 내렸다. 성장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면 국민 호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는 5일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유류세 인하 연장 등의 물가 부담완화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7월 말까지 3개월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가운데 20%로 설정한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