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흑자전환 LGD, 올 임금 8% 인상LG전자 8.2%, 이노텍 10% 등 역대 최대 상승률MZ세대 중심 눈높이 상승… 협상서 타사 연봉 제시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인재 모시기'에 한창인 가운데 LG그룹도 '역대급' 임금 인상 행진을 보이며 인재 지키기에 나섰다. 전자 계열사들이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 임금 협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노사는 최근 올해 임직원 임금을 평균 8.0%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임금 인상률은 2010년대 초반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20년에도 1.9%에 그쳤지만, 지난해 6.5~7%로 크게 상승했다. 신입 사원 초봉은 49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00만원 올랐다.

    또 주택 임차 지원금을 상향하고, 의료비 지원도 두 배 정도 올리는 등 복리후생 수준도 높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적자를 벗어나며 임직원 사기를 높이고 임금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이 연봉을 인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9조8780억원, 영업이익 2조23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프리미엄 시장 내 대형 OLED의 대세화, 중소형 OLED 사업기반 강화, 하이엔드 IT 제품 중심의 LCD 구조혁신 등이 성공적인 성과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체질개선을 이룬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직원 충원에도 힘쓰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2만7702명으로, 전년 대비 1722명(6.6%)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의 직원 수 증가는 5년 만이다.

    LG전자도 이달 초 2022년도 임직원 평균 임금인상률을 8.2%로 확정했다. 평균임금 인상률은 기본인상률에 더해 고과별 인상률을 합한 것으로, 개인별 임금인상 수준은 고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임직원 평균 임금을 10년 만의 최대폭인 9%를 올린데 이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한 것이다. 2018~2020년 3년간 LG전자의 임금 인상률은 연 4%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2년간 큰 폭 상승한 셈이다.

    LG전자 노사는 임금 인상안과 함께 복리후생 개선안도 결정했다. 육아휴직 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고, 그간 격년마다 지원해온 임직원 배우자 종합검진도 앞으로는 매년 지원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74조721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조8638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위생가전,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를추진하는 한편 해외 주요 시장에서의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제품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기반으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한 것도 판매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이노텍도 임금 인상률을 평균 10%로 확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치로, 전년도 최대 1000% 성과급 지급에 이은 임직원 자부심 제고 차원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매출 14조9456억원, 영업이익 1조26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56.6%, 85.6% 증가한 수치다.

    LG이노텍은 임금 인상과 함께 본인의료비 상한 금액 100% 상향 및 주택융자 지원금액 확대, 기숙사 1인 1룸 전환, 난임치료비 지원, 육아휴직 기간 확대 등의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했다.

    이 외에도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평균 10% 수준의 올해 임금인상률을 확정했으며, LG CNS도 역대 최대폭인 평균 10% 인상하기로 했다.

    이처럼 LG그룹 계열사들이 역대급 임금 인상률을 결정한 것은 최근 재계 전반에 불고 있는 임금 인상 바람 여파로 보인다.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가 기업의 주축 인력으로 성장하면서 처우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임금이 낮다는 인식은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MZ세대들이 임금협상 테이블에서 타사 임금 현황을 제시하기도 한다"며 "최근 전자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거두면서 노조에서도 임금을 높일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