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모터쇼에 소극적 태도부산국제모터쇼, 흥행부진 우려CES, '라스베이거스 모터쇼' 위상↑
  • ▲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 현장 모습. ⓒ뉴데일리DB
    ▲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 현장 모습. ⓒ뉴데일리DB
    “국내 모터쇼에 참여하려면 30억~4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신차 판매 목적으로 모터쇼에 참가한다면 도저히 비용 대비 효과를 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를 선보이고 싶으면 CES(세계가전전시회)에 집중하면 됩니다. 이렇다 보니 자동차 업체들이 모터쇼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수입차 업계 관계자가 말한 내용이다. 이 말 속에 위상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모터쇼의 현실을 볼 수 있다.

    ‘2022 부산국제모터쇼’는 오는 7월14일부터 24일까지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2018년 이후 4년만에 부산에서 모터쇼가 열리게 된다.  

    개막을 두 달가량 남겨둔 시점이지만 상당수 자동차 업체들이 참가 의향을 밝히지 않으면서 흥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 현재 참석을 확정지은 곳은 BMW 한 곳이고, 현대자동차와 기아 정도만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지엠, 쌍용자동차는 불참할 예정이며, 부산에 공장이 있는 르노코리아자동차도 부산국제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수입 브랜드는 참석 여부를 두고 고심 중에 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2018년 모터쇼 대비 참가 업체가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 2021년 11월 개최된 서울모빌리티쇼 모습. ⓒ뉴데일리DB
    ▲ 2021년 11월 개최된 서울모빌리티쇼 모습. ⓒ뉴데일리DB
    모터쇼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은 서울모터쇼에서도 볼 수 있다. 서울모터쇼의 경우 2015년 32개 브랜드가 참여했지만 2017년 27개, 2019년 21개로 꾸준히 감소했다. 2021년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바꾼 행사에서는 단 10개 브랜드만 참가했다. 

    2019년 모터쇼에서는 킨텍스 1·2전시장 두 곳에서 진행됐다면 2021년에는 2전시장에서만 열렸다. 2년전과 비교하면 전시면적은 3분의 1로 축소됐다.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다. 

    해외 모터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과거 ‘5대 모터쇼’라고 하면 ▲파리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디트로이트 모터쇼 ▲도쿄 모터쇼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모터쇼도 과거에 비해 쇠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터쇼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경우 1월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CES에 밀리면서 2020년에는 6월로 개최 시기를 옮겼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했다. 지난해에는 9월에 ‘모터 벨라(Motor Bella)’로 이름을 바꿔 행사를 치뤘다. 
  • ▲ 올해 1월 열린 CES 모습. CES는 자동차 업계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 올해 1월 열린 CES 모습. CES는 자동차 업계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인 CES의 존재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2~3년전부터는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고 불릴 정도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곳이 됐다. 

    기존 모터쇼가 저물고 CES가 떠오르는 이유로는 자동차 업계의 전동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점이 거론된다.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는 차량을 생산한다는 개념이 강했다면 현재는 ▲배터리 ▲정보통신 ▲인공지능(AI) ▲센서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이 화두로 떠올랐다. ‘자동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전자 장비’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모터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자동차 업체들이 전시장을 늘리고 있고, 자동차 관련 유튜브 등이 활성화되면서 모터쇼가 아니더라도 신차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점도 모터쇼 위상 약화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기존 모터쇼들이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한 신차 소개를 넘어 최근 자동차 업계 트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장(場)으로 변신해야 한다. 또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체험이나 문화컨텐츠와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차량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맞춤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이 기꺼이 모터쇼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