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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또 나온 김포공항 이전 공약…현실성 없는 정치공세 그쳐야

선거 불리?…이재명·송영길, 김포·인천공항 통폐합 주장접근성·경제성·공항시설·항공산업·공역 등 난제 수두룩진정성 의문…민주 조응천 "대선때 안된다 얘기했다"

입력 2022-05-30 18:06 | 수정 2022-05-31 08:27

▲ 리모델링한 김포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 조감도.ⓒ국토부

6·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야가 김포공항 이전 논란으로 뜨겁다. 지난 27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경기 김포시 경인 아라뱃길 아라마린센터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을 이전해 인천 계양과 경기 김포, 서울 강서 일대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겠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었다. 이들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통폐합한 뒤 그 대지에 주택 20만 가구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김포·인천공항은) 직선거리로 30몇㎞다. 최근 개발된 고속전철을 기준으로 10여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며 "김포공항으로 인한 소음 피해, 고도 제한으로 생기는 개발제한 피해가 300여만명에 이른다. 꼭 해야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포공항 이전은 어제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 인천공항이 생긴 계기이기도 하다. 인천공항은 지난 2001년 김포국제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이어받아 개항했다. 이후로도 김포공항 이전은 각종 선거철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한 이슈였다.

하지만 김포공항은 여전히 그대로 있다. 쉽잖은 논제이기 때문이다. 항공분야의 한 전문가는 "20년 이상 항공관련 분야에 있었지만 이 이슈가 제일 힘들다"고 말할 정도다.

그런데도 두 후보가 지방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다시 김포공항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뻔하다. 표 때문이다. 다른 항공전문가는 "(이번에도)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될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두 후보는 수도권 서부개발이라는 미끼를 놓고서 단편적인 면만을 부각한다. 하면 되지 못할 게 무엇이냐는 태도다. 하지만 깊이 없이 내뱉고 보자는 식의 공약(空約)은 공허하다. 심지어 같은당내에서 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30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때 송영길 대표가 무지하게 밀었고, 이재명 대선후보도 상당히 관심이 있었다"며 "제가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건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슬롯(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인천공항은 애초 김포공항에 국내선을 둔다는 전제로 설계·운영돼 왔다. 후보자들 주장대로 김포·인천공항을 통폐합하자는 것은 기존의 공항 틀을 싹 바꿔야만 한다는 말이다. 김포·인천공항 통폐합이 이뤄진다면 많은 국내선 폐지가 불가피하다. 일부 노선이 인천공항으로 가더라도 현재의 인천공항 터미널 구조로는 국내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항시설을 전부 개편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고속전철을 기준으로 10여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니 고속전철은 어떤 재원으로,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 접근성 문제나 터미널 구조 개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공역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건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한 전문가는 "지금도 북한과 관련해 공역에 제한을 받는 상황"이라며 "공항으로 접근하는 길은 고속철도를 깔아서 해결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하늘길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부동산개발 외 항공산업 발전 측면에서의 고려가 없다는 점도 아쉽다. 도심에서 가까운 김포공항은 국내선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에 대한 비즈니스 셔틀노선의 수요도 적잖다. 한 항공 전문가는 "소음 피해 등의 부작용이 없지 않지만 도심공항이 갖는 장점도 적잖다"며 "세계적인 도심공항 현황을 봐도 노선이나 운항횟수를 줄일지언정 공항 자체를 폐쇄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또한 1980년 완공된 김포공항은 지난 2009~2018년 2500억원을 투입해 국내선 여객터미널을 리모델링한 상태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과 단체여행객 증가 등에 맞춰 새 단장을 하고 제2의 개장을 했는데 이런 투자는 안중에도 없이 통폐합 얘기를 꺼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리모델링을 마치고 김포공항이 오는 2028년까지 생산 15조2000억원, 취업 4만6000명의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적잖은 타격을 받았던 항공산업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려는 상황에서 대안 없는 김포공항 이전 논란은 항공업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뿐 아니라 교통 관련 SOC(사회간접자본)는 결코 간단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정책방향, 경제성, 활용성,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를 어떻게 하면 정책방향에 조화롭게 담아낼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재명·송영길 후보가 대선때 잠깐 꺼내려고 하다가 스스로 폐기했던 내용을 3개월도 채 안되는 기간에 얼마나 숙고했을지 의문이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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