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전문기관 라이선스 민간 허용..신한·삼성·BC카드 '도전장'한달새 등록 데이터 200여개 증가..삼성카드 238개 1위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 등 미래 먹거리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카드사들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전문기관' 선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와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 등으로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모양새다.

    9일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계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가 등록한 총 데이터는 727개로 집계됐다.

    지난 4월말까지만 하더라도 500개가 넘는 수준이었는데 불과 한달새 200여개가 늘어난 것이다. 금융데이터거래소는 금융보안원이 금융분야 데이터 유통시장 조성 차원에서 지난 2020년 5월 설립한 플랫폼으로, 설립 2년이 넘었지만 카드사 데이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카드사별로 삼성카드가 238개로 가장 많은 데이터를 등록했으며 신한카드 227개, KB국민카드 132개, BC카드 81개 등의 순이다. 특히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BC카드는 '데이터전문기관' 신청 업체다.

    데이터전문기관이란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가명 처리한 뒤 결합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기관이다. 현재 금융보안원, 신용정보원, 국세청, 금융결제원 등 공공부문에만 허용된 것을 민간에도 개방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예비허가 규정을 위한 신용정보업감독규정 개정이 완료되면 예비신청을 위한 정식 접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사전신청현황을 보면 IT업계를 비롯해 12개 업체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은행의 경우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이 신청했고 카드사에서는 신한·삼성·BC카드가 도전장을 냈다. 업계에서는 3~4개 업체가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어 각 업권별로 1개 업체씩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카드사들은 '민간 1호' 데이터전문기관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와 대출규제로 인한 카드론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사업이 새 먹거리가 될 수 있어서다.

    카드사들은 단순 데이터 결합을 넘어 카드사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고 가맹점을 위한 별도 신용평가모형을 마련하는 등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금융데이터거래소에 가장 많은 데이터를 등록하는 등 데이터전문기관 선정에 '진심'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연초 주총에서 데이터전문기관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하는 등 가장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업권별 안배를 고려해 카드사 중 1곳에만 라이선스를 줄 가능성이 커 카드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