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물가상승률 5.4%,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국내외 기관, 한국경제 '부정적' 전망 제시화물연대 파업도 변수. 재계, 파업 장기화 우려
  • ▲ 대내외 요인이 악화되면서 국내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 대내외 요인이 악화되면서 국내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대외 요인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등 ‘3고 현상’으로 인한 저성장에 경상·재정수지 ‘쌍둥이 적자’가 우려되면서 국내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위기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5월 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2월까지 3% 후반대였지만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현재 5%대로 상승했다. 향후 6%를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침체의 시그널이 이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에 그쳤다. 민간소비와 설비·건설투자가 하락세를 보였고 수출만 증가했다.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등 거시건전성 지표도 흔들리고 있다. 4월 경상수지는 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건 24개월만이다. 코로나19 이후 경기부양 정책으로 통합재정수지가 2019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내외 기관들의 한국경제 전망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8일 발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7%로 0.3%포인트(p) 내렸다. 반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에서 4.8%로 2.7%p 상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9일 발간한 ‘6월 경제동향’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국 경제에 대해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불확실성 확대, 하방 위험 확대를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보다 부정적인 표현이다. 

    KDI 관계자는 “연말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요인의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정상화되겠지만 장기화된다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도 국내 경제의 변수로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1일 화물연대와 물류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토부는 화물차주에게 적정운임이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이해당사자인 화주단체는 안전운임제 폐지를 주장하는 만큼 파업을 접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자고 설득했으나,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대화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