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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경제정책]법인세 22% 환원·중대재해법 손질…기업 氣살리기 방점

국가전략기술 대기업 세액공제 8~12%…투자활성화 유도중소·벤처활성화…복수의결권 도입·스톡옵션 2억까지 비과세尹대통령 "민간주도로 경제체질 바꿔 복합위기 극복"野 "철지난 유행가"…전문가 "감세, 성장·소비 긍정적"

입력 2022-06-16 14:45 | 수정 2022-06-16 19:07

▲ 경제정책방향.ⓒ연합뉴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기업 기(氣) 살리기에 나섰다.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기업을 옥죄었던 각종 규제를 풀어 민간의 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법인세 인하 등 각종 세제 개편이 대표적이다.

16일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은 민간·시장 중심의 규제 혁파로 투자를 활성화해 침체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경제정책방향' 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국내외 여건이 매우 엄중하다.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한 가운데 복합의 위기에 경제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어려울수록, 위기에 처할수록 민간·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확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각종 묵은 규제를 대폭 푼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설명으로는 우리나라 시장규제 정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상품시장규제 강도 6위, 정부의 기업활동 개입 수준 3위 등으로 정부가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먼저 기업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법인세를 손질하기로 했다. 최고세율을 22%로 내리고 현재 4단계로 돼 있는 과표구간도 단순화한다. 지난 2008년 MB(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렸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25%로 올렸던 것을 다시 환원하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법인세 최고세율을 최소 OECD 평균인 22%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비롯해 각종 법인세 관련 연구보고서를 보면 법인세 인하로 세수는 다소 줄 수 있지만, 고용이나 생산성 향상을 통한 국가 경제성장에는 플러스(+)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세 부담은 기업의 투자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의사결정 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세 인하는 경제위기 때 빛을 발한다. 2013년 조세재정연구원의 '기업특성과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법인세 부담이 10% 줄어들면 순투자가 0.7% 증가하고, 그 여파로 고용은 0.2%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아울러 투자·임금·상생협력 등으로 미환류된 소득의 20% 세액을 법인세로 추가 납부하는 투자·상생협력촉진 과세특례도 없애기로 했다.

▲ 대기업 몰린 도심.ⓒ연합뉴스

이중과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배당소득 과세도 개선한다. 법인이 국내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이익금 불산입률(30~100%)을 일반·지주회사, 상장·비상장법인 구분 없이 단순화하고, 국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모기업의 소득으로 계산하지 않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결손부담을 덜어주고자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도 일반법인의 경우 사업연도 소득의 60%에서 80%로 상향한다.

원활한 기업승계를 통해 세대 간 기술·자본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사전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제도도 합리화한다는 방침이다.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양도·상속·증여하는 시점까지 상속세 납부를 유예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가업승계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도 1조원으로 2배 이상 확대하고, 사후관리 기간도 5년으로 2년 단축하는 등 요건을 완화한다.

투자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국가전략기술의 경우 현재 △대기업 6~10% △중견기업 8~12% △중소기업 16~20%인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도 중견기업과 같은 수준으로 상향한다. 현재 20개뿐인 국가전략 반도체기술을 대폭 늘리고, 2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인 설비투자 특별자금의 지원범위에 국가첨단전략기술을 추가해 신성장·원천기술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한다.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하는 법적 불확실성도 해소한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선 두루뭉술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경영책임자 처벌 규정을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고친다. 또한 재해예방의 실효성을 높이면서도 현장애로를 해결하고자 전문가TF를 꾸려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 수출용 컨테이너.ⓒ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도 적극 육성한다. 디지털 전환 등에 따른 중소기업의 신사업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같은 업종 내에서의 사업전환도 신사업 전환으로 인정해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기존의 기업 생존에 중점을 둔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혁신형·성장형 지원프로그램 비중을 늘림으로써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혁신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선(先)민간투자-후(後)정부지원 방식의 민간 주도 창업지원(TIPS)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인재 확보를 위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했을 때 이익에 대한 비과세 한도도 현재 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4배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복수의결권을 도입하고,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등 펀딩방식을 다양화해 투자생태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K-스타트업센터 등 해외 창업인프라를 통해 우수 벤처기업의 세계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 추경호 부총리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연합뉴스

정부는 지속적인 규제혁파를 위해 경제부총리를 팀장으로 하는 경제규제혁신TF를 신설하고 분야별 작업반을 구성해 기업의 현장애로를 해결해나갈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규제비용감축제를 도입한다. 규제를 신설했을 때 예상되는 순비용의 2배에 달하는 기존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제도다.

규제일몰제의 경우 신설·강화하는 경제 규제는 의무적으로 재검토 기한을 두도록 해 규제에 따른 실효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로부터 넘겨받을 수 있는 각종 인·허가권을 발굴해 규제혁신을 주도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표적인 규제완화 장치인 규제샌드박스도 실증과정에 이해관계자나 전문가가 참여해 갈등을 해결하는 '규제샌드박스 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한다. 과제접수 후 90일 이내 규제특례위원회에 상정하도록 심의기한도 의무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

경제여건 변화 등에 뒤처진 규제는 추세에 맞게 재정비한다. 2007년 이후 그대로인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기준을 예로 들면 현재는 연매출액 또는 구매액 40억원 이상 사업자 중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는 경우로 돼 있지만, 앞으로는 경제규모가 커진 점을 고려해 매출·구매액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도시용도지역도 융·복합시대에 맞춰 주거·상업·여가 등이 어우러진 '복합용도계획구역'을 도입하는 등 개편을 추진한다.

▲ 발언하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행보가 대기업 봐주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연관된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새 일자리도 창출된다는 소위 '낙수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없잖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 "재벌대기업 챙기기보다 민생이란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며 "MB정부에서 시행된 법인세 인하는 기업의 투자 유인 효과가 없었다는 게 통계적으로 확인됐다"면서 "인기 없이 흘러간 유행가를 또 틀기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윤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은 한마디로 MB정부의 판박이"라며 "당시 부자 감세를 통한 낙수효과는 없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정치권에서 했지) 경제학자들은 낙수효과를 주장한 적이 없다"면서 "경제학자 대부분은 감세에 찬성할 것이다. 감세 정책이 성장과 소비 모두에 긍정적이라는 것은 IMF 연구보고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경쟁국에 비해 국제 조세경쟁력이 뒤처진다"면서 "법인세는 OECD 평균보다 높다. GDP 대비 삼성이 내는 법인세가 구글, 인텔 등보다 월등히 많다. 우리나라는 돈 잘 버는 기업과 사람에 세금을 몰아서 징수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기본적으로 비용부담이 커지는 코스트푸시인플레이션 상황에선 기업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감세가 곧 성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합리한 법인세 인상이나 종합부동산세처럼 시장에 왜곡을 만드는 과세는 민간 활력을 저해하므로 경제 성장의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감세만 해선 안된다"면서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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