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의원 자료… 웹툰·웹소설 유료이용자 수 추정"구글, 국내 법 비웃기라도 하듯 인앱결제 강제 정책 강행"네이버·카카오 캐시 가격 20% 인상… "국내 이용자에 피해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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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여파로 국내 웹툰·웹소설 이용자들이 연간 약 690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로 결제 수단인 네이버 쿠키와 카카오 캐시의 가격이 20% 인상됨에 따라, 약 492만8000명으로 추정되는 웹툰·웹소설 유료이용자가 연간 689억90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류별로는 웹툰 유료 이용자 301만명의 부담이 연간 약 381억1000만원 늘고 웹소설 이용자 191만8000명의 부담이 308억800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OTT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의 추가 부담액 추정치 2300억원과 더하면, 콘텐츠앱 이용자의 추가 비용이 300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 의원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에 유료결제 경험 비율을 곱해 웹툰·웹소설 유료이용자 수를 추정했다.

    또 남녀 웹툰·웹소설 월평균 유료이용금액에 남녀 비율(50.9% 대 49.1%)을 적용해 '가격 인상전 월평균 이용금액'을 산출하고 여기에 20% 인상률을 적용한 '가격 인상후 이용금액'을 산출한 뒤 이들간 차액에 12개월을 곱해 연간 추가 부담액을 산출했다.

    다만 이는 유료이용자들의 콘텐츠 결제가 모두 인앱결제라고 가정하고 산출한 것이다.

    구글은 지난 4월부터 구글플레이스토어 등록 앱에 대한 인앱결제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하면서 연간 매출 100만달러(약 12억원)까지는 15%, 매출 100만달러 초과분에는 30%의 결제 수수료율을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23일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 웹툰·웹소설 결제 수단인 쿠키의 앱 내 결제금액을 개당 100원에서 120원으로 20% 인상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달부터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대여·소장에 사용하는 캐시 가격을 1000캐시당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높였다.

    양정숙 의원은 "구글은 국내 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이용자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근본 원인은 국내 앱마켓 시장을 구글과 애플이 86.2% 이상 점유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며 "앱마켓 시장의 경쟁촉진과 이용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이 지난 17일 발의한 개정 법안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인 모바일 콘텐츠 등 제공사업자가 하나의 앱 마켓에 등록하는 경우 정부가 동일한 이동통신단말장치를 통해 이용이 가능한 다른 앱 마켓에도 앱 등록을 권고할 수 있다.

    이 법안에는 권고에 따라 다른 앱 마켓에 앱 등록을 하려는 사업자에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보조금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규제가 아니라 지원을 수반한 권고를 통해 경쟁을 활성화하고 시장의 독점적 구조를 해소하려는 취지다.

    양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무형의 비용과 절차 때문에 여러 앱 마켓에 등록을 기피하던 사업자가 수월하게 다양한 앱 마켓에 모바일 콘텐츠를 등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처럼) 스마트폰 OS와 앱마켓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업자가 다른 앱마켓의 설치·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도 추가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