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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물가 6%대 가나"…전기료 인상 불가피하나 기폭제될까 걱정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앞둬…최대 3원 오르나내달 가스료도↑…한전적자 방치땐 충격 더 커文정부 탈원전 도마…인상요인에도 동결로 억제

입력 2022-06-27 13:15 | 수정 2022-06-27 13:27

▲ 전기계량기.ⓒ뉴데일리DB

6%대 물가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전기료마저 오를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가 민생안정을 최우선 기치로 내세웠지만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전기료 인상 폭을 어떻게 가져갈지 주목된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전기료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한다. 애초 산업부는 지난 20일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올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전이) 국민이 수용할 수준의 여러 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다. 자구노력을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결정이 미뤄졌다. 추 부총리는 26일에는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전기료 인상을 해야 한다"면서 "차일피일 미룰 수 없기에 조만간 적정 수준의 전기료 인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이 자회사 매각, 성과급 동결·반납 등의 뼈를 깎는 자구책을 먼저 내야 적정 수준의 전기료를 올려주겠다는 것이다.

전기료는 기본요금에 전력량 요금(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 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인상 폭이 직전 분기 대비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3원이다. 연간으로는 최대 5원까지 올릴 수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지난해 1분기 3원 인하한 이후 2·3분기 동결됐고 4분기에 3원 올랐다. 올 들어선 1·2분기 잇따라 동결됐다. 한전은 올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로 최대치인 3원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태도다. 전기료가 3원 오르면 한 달에 평균 350kWh를 쓰는 4인 가구는 1050원을 더 내야 한다.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한전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전의 올 1분기 적자 규모는 이미 사상 최대인 7조7869억원쯤이다. 증권가에선 연간 적자 규모가 3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전이 자체 계산한 3분기의 필요 조정단가는 33원이다. 이번에 신청한 조정단가의 10배 이상을 올려야 그나마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추 부총리가 전기료 인상을 기정사실로 한 만큼 한전의 자구책이 유효하다고 판단되면 3원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나온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당장 꺾이긴 어려운 데다 이번에도 인상을 억제할 경우 나중에 시장이 더 큰 충격을 감내할 수밖에 없어서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지난 1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기료 인상보다 인상 폭이 중요하다"며 "물가 부담은 알지만, 전기료 문제가 심각해 나중에 정말로 큰일 날 수 있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료 인상을 미룰수록 나중에 부담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 후보시절이던 지난해 12월29일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에서 원자력 공약 발표하는 윤석열 당선인.ⓒ연합뉴스

전기료 인상은 다음 달 가스료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민생을 더 팍팍하게 할 수 있다. 주택·일반용 가스료의 원료비 정산단가는 다음 달부터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0원으로 기존보다 0.67원 오른다. 가스료는 오는 10월에도 한 차례 더 인상이 확정된 상태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추 부총리는 26일 TV출연에서 물가 전망을 묻는 말에 "6월이나 7∼8월에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8년 11월 이후 24년여 만에 처음으로 6%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2020년 12월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가 잇단 동결로 유명무실해진 배경에는 직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한몫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탈원전 정책으로 말미암아 전기료가 올랐다는 비판을 피하려고 인상 요인이 생겼는데도 인상을 일부러 억제했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정부는 탈원전이라는 도그마가 있어 전기료를 어느 정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도 억누른 부분이 있다"면서 "에너지가 정치화돼서 전기료를 올리면 탈원전 때문에 올랐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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